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뮤지컬 렘피카 속 미래주의자 마리네티로 돌아온 김호영은 "잘하면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7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뮤지컬 '렘피카'의 김호영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뮤지컬 '렘피카'는 20세기 초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아르데코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과 예술을 무대 위에 다채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김호영은 혁신을 꿈꾸는 미래주의자 '마리네티' 역을 맡아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렘피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호영은 "감독님에게 오디션 연락이 왔을 때 작품 정보가 없다 보니까 유튜브를 통해 브로드웨이 무대를 봤다. 마리네티 역의 배우가 굉장히 강렬한 느낌이었고, 처음에는 '이걸 왜 나한테 보라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이미지에 어울릴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궁금증이 김호영을 '렘피카'로 이끌었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물음표와 함께 '한 번 해보지 뭐'라는 마음이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킹키부츠'나 '광화문 연가' 같이 2연, 3연하는 작품을 해오면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망이 있던 시점이었다. 특히나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갈망이 커서 새로울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호영은 오디션 당시의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그는 "'Perfection(펄펙션)'이라는 넘버를 외국 제작진 앞에서 불렀는데, 같은 곡을 세 번이나 시켰다. 두 번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세 번째까지 요청하는 걸 보고는 이전과 완전히 다르게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순간 여러 생각이 스쳤다. 제작진이 저한테 마음대로 해보라고 했고, 그 순간 물통까지 집어던지면서 무대를 끝냈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연습 과정에서도 마리네티를 '뭔가에 빙의된 것 같은 사람'이라고 설명했다고 하더라. 제작진이 좋아했던 부분 역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던 점이었다"고 밝혔다.
김호영은 "만약 세 번째에도 그냥 가만히 서서 했다면 제작진이 '좀 더 무례하게 해볼래요?'라고 주문하려고 했다고 하더라"며 "그런데 제가 이미 물통을 던지고, 먼저 무례하게 해버린 거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결국 제 안에 원래 갖고 있던 모습을 끄집어내 표현한 거지만, 동시에 저만의 새로운 무언가가 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한번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김호영은 마리네티가 자신의 '인생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 배경에는 주변의 반응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그는 "저는 작품 준비를 비교적 빠르게 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유독 더디게 느껴졌다. 제가 방향성을 잘 못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선배님들이나 동료 배우들, 창작진이 너무 잘 어울린다고 계속 칭찬해주셨다. 그래서 오히려 제가 스스로 계속 반문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한 선배님이 ''킹키부츠'의 찰리와 이번 캐릭터 중 어떤 역할이 너에게 더 잘 맞는 것 같냐'고 물으셨다"며 "'그래도 '킹키부츠'는 주인공이지 않냐'고 답했는데, 선배님은 오히려 이번 캐릭터가 저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주변의 반응에 처음에는 스스로도 물음표를 가졌다는 그는 "연습을 계속하다 보니 잘만 하면 정말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제작진이 작업 과정에서 배려를 정말 많이 해줬다. 사실 마리네티 넘버는 제 원래 음역대보다 낮은 편"이라며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과 여러 시도를 충분히 기다려주고 존중해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특히 그는 "리허설 때 작곡가가 저에게 '파괴권'을 주겠다고 했다"며 "마리네티 넘버를 꼭 노래처럼 접근하지 않아도 되고, 대사처럼 표현해도 괜찮으니 어떤 방식이든 마음껏 해보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영은 "연습실에서 많은 분이 제 모습을 좋아해 주셨던 이유는, 제가 그동안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와 목소리를 보여드렸기 때문인 것 같다"며 "'김호영에게 저런 목소리가 있었어? 저런 표현 방식도 가능했어?'라고 느낄 만한 캐릭터이고, 그런 점에서 이 역할이 제 '인생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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