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좀 불안해요. 제가 너무 과대평가 돼 있는 것 같아서 부담도 되고요.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해 주시는데, 감독님이 만들어주신 것을 제가 칭찬받는 것 같아서, 그런 칭찬에 오히려 다시 연기 연습실에 가요."
배우 음문석이 영화 '호프'로 연기 인생 전환점을 맞았다. 음문석은 연기 칭찬에도 들뜬 모습보다는 행복하면서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만난 음문석은 영화 '호프'(감독 나홍진)와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온 마을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믿기 어려운 현실을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음문석은 '호프'에서 목수 양배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음문석은 '호프'에서 펼친 강렬한 연기로 새로운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도 양배가 음문석인지 모를정도로 파격 변신을 했고 이에 나홍진 감독은 물론, 봉준호 감독도 극찬했다.
음문석은"제가 너무 어릴 때부터 활동해서 그런지, 지금 너무 업 된 것도 다운되는 것도 아니고 딱 중간을 항상 지키려고 한다. 열심히 했으니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달라는 말이라고 들린다. 그래서 뭔가 연기 연습도 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다시 시작이고 다음에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음문석은 양배 캐릭터에 대해 "나홍진 감독님이 양배 캐릭터를 디자인 하실 때, 특수 치아 하나를 제작해주셨다. 치아의 정말 조그마한 색깔, 착색된 부분 같은 것도 디테일하게 만드셨다. 그걸 만든 뒤에 한 달 전부터 그걸 끼고 훈련을 했다. 그런 치아를 끼고 발음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다. 이질감이 있고 안면을 많이 쓰게 되니 미리 훈련한 것이다"라며 "가짜 이를 끼고 하다 보니 이에 침이 안 묻고 그렇게 연기하니까 입술이 자꾸 말려 올라가더라. 그래서 처음 황정민 선배님이랑 파출소에서 만나서 대사를 하는 장면인데 자꾸 침이 마르니,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치아를 한번 싹 훑으라는 디렉션도 주셨다. 저는 정말 디렉션을 받고 연기했다. 어떤 계획도 없었고, 황정민 선배님이 저를 딱 쳐다보시는데 뭔가 에너지가 확 느껴졌다"라고 회상했다.
음문석은 "나홍진 감독님이 의도하신 대로, 그 포인트로 딱딱 편집돼서 나오니 정말 양배가 이상한 친구로 보이더라. 제가 의도를 하거나 계획 한 것은 정말 단 한 장면도 없다. 다 리얼로 그냥 거기 존재하는 사람처럼 하려고 했다"라고 공을 돌렸다.
이날 음문석은 같은 작품에서 함께 한 선배인 조인성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조인성 형은 저와 한 살 차이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루마니아 촬영 때부터 인성이 형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인성이 형과 처음 함께 해보니 정말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너무 놀랐고 반성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음문석은 "저한테도 '문석아 넌 더 해야 해, 더 열심히 해야 해. 하고 말해줬다. 루마니아에서 같은 숙소를 썼는데 그때 너무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다. 저랑 한 살 차인데 형과 같이 있으면 저를 너무 잘 챙겨주시기도 하고 너무 예뻐해 주셔서, 나도 조인성 선배 같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현장에서의 기본적인 애티튜드나 자세, 그런 것들이 너무나 프로페셔널했다. 말 타고 이런 것들도 대단했다. 형이 비주얼적으로도 너무 훌륭하지만, 연기적으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연기 이야기도 많이 하고 서로 '오늘은 뭐가 좋았어' 하면서 더욱 돈독해졌다"라고 전했다.

음문석은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한 '호프' 디렉터스 GV(관객과의 대화)도 언급했다. 당시 봉준호 감독은 음문석이 맡은 양배 역할에 대해 "외계인보다 더 외계인 같다"라며 연기를 칭찬했다.
음문석은 "일단 그 장면을 저는 100번 넘게 돌려봤다. 너무 감사했다. 일단 '음문석' 제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그 이름을 말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다"라며 "나홍진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 두 분이 제 이야기하다니. 한 5분 정도? 5분 15초 정도 제 이야기했다"라고 회상했다.
음문석은 "제가 진짜 '이게 말이 돼?' 하면서 감격했다. 그러면서 연기연습 더 하러 가야돼 생각하기도 했다. '문석아 나태해지지 마, 연습 더 해' 하면서 다음 작품에서 더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은 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음문석은 "지금처럼 이렇게 사랑해 주시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니 요즘은 저 자신이 기특할 때도 있다. 내가 열심히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라며 "제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영화를 하나 찍고 돌아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사람을 구하러 가는 이야기다. 이 작품도 기대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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