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이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팬들이 하영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이런 엿같은 사랑' 팬들은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본인의 언어로 현재의 인식과 입장을 분명히 밝혀라"고 하영에게 요구하며 장문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팬들은 "최근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역사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엿같은 사랑'을 아끼며 이 사안에 우려를 표하는 시청자와 팬들은 조상의 행위 자체를 후손에게 책임지우는 방식의 비난이나 연좌제적 접근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만 하영은 과거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증조부의 의료인으로서의 이력과 자신의 의료계 가족사를 직접 소개했고, 그 배경을 '자랑스럽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며 "그렇다면 당시 본인이 알고 있던 가족사와 최근 새롭게 확인되거나 제기된 역사적 기록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현재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는 소속사의 간접적인 설명에만 머무르기보다 본인의 언어로 한 차례 분명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팬들은 또한 "이 요구는 조상의 과오를 대신 사과하라는 뜻이 아니다"며 "확인되지 않은 의혹까지 인정하라는 요구도 아니다. 본인이 공개적으로 소개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가족사에 관한 논란인 만큼, 확인된 사실은 확인된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당시 알지 못했던 부분은 솔직히 설명하며,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는 명확히 선을 긋는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엿같은 사랑'은 기억상실 걸린 검사 고은새(하영 분)와 자칭 남자친구라 우기는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 분)의 설렘 가득한 동거생활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작푸밍다. 지난 7일 공개됐으며, 정해인과 하영이 남녀 주인공으로 호흡을 맞췄다.
팬들은 "'이런 엿같은 사랑'은 하영 한 사람만의 작품이 아니라 배우 정해인을 비롯한 여러 배우와 제작진, 스태프가 오랜 시간 함께 만든 공동의 결과물"이라며 "작품 공개 직후 배우 개인을 둘러싼 논란이 작품 자체와 다른 출연진의 활동에까지 부담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작품의 시청자와 팬으로서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때문에 더더욱 침묵이나 불명확한 간접 해명보다, 하영이 직접 현재의 인식과 입장을 밝히는 것이 작품과 동료들을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팬들은 하영에 대한 퇴출이나 하차, 배우 활동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 전체에 대한 비난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확인되지 않은 역사적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는 방식에도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본인이 직접 공개했던 가족사에 대해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책임 있게 설명하고, 이번 논란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작품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팬들은 "하영이 사실과 추정을 구분하고, 본인이 알고 있던 범위와 현재 새롭게 확인한 내용을 솔직하게 설명하며, 함께 작품을 만든 동료와 시청자를 배려하는 책임 있는 입장을 직접 밝혀 주기를 요청한다"며 "본인이 공개적으로 가족사를 소개했던 만큼, 이제는 본인의 언어로 현재의 인식과 입장을 분명히 밝혀 이번 논란을 책임 있게 매듭지어 주기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앞서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작품 홍보 차 출연했다. 당시 하영은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하신 첫 의사였다"며 "고종 황제까지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의 과거 행적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 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해 서양의학을 가르쳤으며, 이후 왕실 의료진으로 활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의 단체인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했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일본식 생활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과 조선을 한 몸으로 본다는 '일선동체'의 모범 가정으로 소개됐다는 기록도 알려지면서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하영 소속사 측은 지난 10일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소속사 측은 11일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영을 둘러싼 논란의 여파는 방송과 광고계로도 번지고 있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측은 하영의 출연분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으며, 광고계에서도 하영이 출연한 광고 영상들이 잇따라 비공개로 전환됐다. 하영과 정해인은 예정됐던 인터뷰 일정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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