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민선 아나운서가 최근 '친일 행적' 증조부 안상호를 자랑해 논란이 된 하영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곽민선 아나운서는 14일 자신의 개인계정에 "최근 한 방송에서 누군가의 후손이 증조부를 자랑스러워했다는데, 비통하고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라며 "크면서 알게 된 게 있다. 독립유공자 혹은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왔는지"라고 입을 열었다.
곽 아나운서는 "내 증조부는 전 재산을 군자금에 쓰고 독립운동을 이어가다 투옥되셨다. 이후 남은 가족들도 재산을 몰수당하며 일제의 감시와 탄압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어릴 적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는 왜 가난하여 아버지에게 짐 같은 존재로 남으신 건지. 잠시라도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녀와는 다른 마음이었던 내가 죄스러워 한참 눈물이 난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곽 아나운서는 "아버지는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으려 두 딸에게 최선을 다하셨고, 우린 운 좋게도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자라났다. 그러나 오늘날 누리는 이 삶 역시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님을 안다"라며 "광복절을 앞두고 여느 때와는 다른 슬픔과 죄책감을 느낀다. 특히 잘못된 부끄러움을 지녔던 과거의 내가 부끄럽다. 선조들이 지키고자 했던 뜻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살아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 곽민선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곽민선 아나운서는 대한민국의 독립유공자로 200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은 곽병도의 증손녀이다.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작품 홍보 차 정해인과 함께 출연,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을 공개하며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하신 첫 의사였다"며 "고종 황제까지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앞서 다른 방송에서도 집안 자랑을 했던 하영이 이날 방송에서 밝힌 내용이 주목을 받았고, 방송 이후 하영의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의 과거 행적이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도쿄 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귀국해 서양의학을 가르쳤으며, 이후 왕실 의료진으로 활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친일 성격의 단체인 '대정친목회'에서 활동했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해 일본식 생활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일본과 조선을 한 몸으로 본다는 '일선동체'의 모범 가정으로 소개됐다는 기록도 전해지면서 친일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하영 소속사 측은 지난 10일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취지로 입장을 밝혔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며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처음 논란이 불거지던 당시, 소속사는 심각성에 대해서 알지 못하고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가 다음날 손바닥 뒤집듯이 입장을 바꿨다. 논란이 이어지자 하영의 아버지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족 대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영의 부친은 해당 매체를 통해 "조부의 친일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끼쳐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특히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라는 중요한 역사와 관련된 문제가 불거진 만큼 가족 구성원 모두 이번 논란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사과했고 친일단체인 대정실업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하영의 증조부이자 A씨의 조부인 안상호의 이름이 올라가있다는 것에 대해 "후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A씨는 안상호와 의친왕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며 "의친왕은 항일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역사적 인물로 알고 있다. 조부가 동경 자혜의과대학에 근무할 때 의친왕 진료를 맡았는데, 의친왕으로부터 빨리 귀국해 조선을 위해 봉사해달라는 권유를 받고 귀국을 결정하게 됐다. 또 의친왕을 늘 가까이 에서 모셨기에 조부께서 친일 논란에 연루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한일합방이 된 후 일본인들이 경성의사회를 조직하여 단체행동을 하므로 안상호는 1915년 한국인 의사들을 규합하여 독자적으로 한성의사회를 조직하고 초대회장을 지냈다. 이 단체는 오늘날 대한의사협회로 발전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A씨가 언급한 '한일합방'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8월 29일 경술국치일은 한일병합조약을 강제로 체결하고 이를 공포한 날. 해당 조약에는 '대한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함'이 규정됐다. '경술국치(庚戌國恥)'는 국가적 치욕이라는 의미로, '국권피탈(國權被奪)'이라고도 불린다. 반면 일제는 조선의 국권을 침탈한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한일합방(韓日合邦)', '한일합병(韓日合倂)'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이날 오후 늦게 하영은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인터뷰를 취소했다. 미리 잡혀 있던 인터뷰 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왜곡된 역사인식과 무지에 대해 사과할 기회를 차버린 것이다. 하영으로 인해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정해인 역시 같은 날 예정됐던 인터뷰를 취소했다.
이후 하영은 지난 13일 직접 손편지를 써서 자신의 개인계정에 사과문을 올렸다. 하영은 "먼저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