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친일 행적과 관련한 증거가 추가로 전해졌다.
18일 일요신문에 따르면 1913년 9월 발행된 일본어 종합 잡지 '조선공론' 제1권 제6호는 '일선동화의 선구 조선인 남편·일본인 아내 평판기'라는 제목으로 안상호의 삶과 가정을 조명했다.
이 잡지는 남대문에 위치한 안상호의 진료소를 묘사하며 "말씨와 태도가 일본 내지인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라고 평가하며 안상호가 도쿄 자혜의원 의학교를 졸업한 뒤 의친왕 이강의 의사로 활동하다 1907년 일본인 아내 가와구치 이소코와 결혼한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어 "진료소가 번창해 2~3년 사이에 택지와 전답이 생겼다. 안상호는 복이 많은 남자"로 칭했으며 이후 1926년 매일신보 기록에서도 안상호가 시흥 일대에 10만여 평의 산림을 보유했던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1907년 일본 의학 전문지 '의해시보'는 사토 스스무의 말을 인용해 "안상호는 조선 의학교육의 모범"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1918년 매일신보 인터뷰에 따르면 안상호는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음식도 매운 것은 못 먹는다"라며 스스로 "일본 사람과 똑같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보도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6년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토 히로부미 추도회 준비위원, 경성부 협의회원, 경성 종로금융조합장 등을 지내기도 했다.
한편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됐던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4대째 이어온 의사 집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증조할아버지에 대해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하신 첫 의사이며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 들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의사 안상호라는 추측이 이어졌고, 그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면서 친일 의혹으로 번졌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0일 "안상호 선생이 하영의 증조부가 맞다"라면서도 친일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하며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하영은 이번 논란으로 증조부의 친일 행적 논란은 물론 조부의 과거 소록도 병원 인권유린 행태 논란, 아버지의 '한일합방'이 언급된 인터뷰 등 여러 이슈들이 한꺼번에 재조명되며 엄청난 질타를 받았다. 이에 현재 공개되고 있는 넷플릭스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 영상 비공개 및 인터뷰 취소, '옥탑방의 문제아들' 다시보기 삭제,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광고 영상 비공개 등 거센 후폭풍도 이어졌다.

이후 하영은 12일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통해 "저의 증조부와 관련된 일들로 큰 실망과 상처를 안겨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최근 증조부 안상호의 과거 행적을 접하며 가족의 역사를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보게 되었다"라며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부끄럽게도 그런 무지한 상태로 여러 자리에서 증조부에 대한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내 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저 역시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 과정에서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 이라는 입장이 나가게 되었다. 충분한 확인 없이 잘못된 입장이 전달되도록 한 점 또한 저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더 큰 혼란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사안이 너무나 무겁고 죄송스러워 어떻게 사죄의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거듭 사과드린다"라고 고개 숙였다.
하영은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물의를 일으켜 더욱 송구스러운 마음이다"라며 "이번 일을 마음 깊이 새기겠다.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 또한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하겠다. 다시 한번 심려를 끼쳐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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