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가수 K, 일본 음악계 파란 비결은?

도쿄(일본)=김원겸 기자 / 입력 : 2005.03.0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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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명 신인 아티스트가 음반 출시일 일본 최고 권위의 음반차트 오리콘 데일리차트 8위를 기록하며 일본 음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주인공은 K(본명 강윤성ㆍ사진). K는 지난해 여름 R&B 발라드 ‘가세요’로 데뷔한 신인 가수로, 감미로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음악계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대중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2일 일본 데뷔 싱글 ‘Over…’을 발표한 K는 데뷔 당일 오리콘 데일리 차트 8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K는 류시원이나 박용하의 경우처럼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음반을 출시한 이른바 ‘한류스타’가 아닌 철저한 무명이자 신인가수다.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한국 신인가수로서 오리콘 데일리 차트 8위에 올랐다는 것은 기록적인 성과로 의미가 매우 깊다는 평가다.

K의 이 같은 성과는 데뷔곡 ‘Over…’이 일본의 인기 드라마 주제곡으로 사용된 것과 공격적인 프로모션 및 신비주의 전략의 결과다.


‘Over…’은 출시되기 전부터 이미 지난 1월 13일부터 방영되고 있는 TBS 인기드라마 ‘H2’의 주제곡으로 선정돼 화제를 몰고 왔다. 일본에서 신인가수의 노래가 일본 드라마 OST에 삽입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매주 목요일 방영되는 주간 드라마 ‘H2’는 아다치 미츠루의 동명의 인기 만화를 극화한 것으로 방영 전부터 이미 큰 화제를 모았다. 만화 ‘H2’는 야구를 소재로 네 남녀의 사랑을 그린 것으로 지난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만화잡지에 연재되면서 일본에서 대 히트를 기록했으며, 단행본으로 34권이 출시돼 모두 5000만부가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1995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K는 ‘H2’ 드라마 주제곡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후 15초짜리 지상파 TV 광고를 통해 K의 데뷔를 알리고 있다. 또한 신주쿠, 시부야, 하라주쿠, 긴자 등 도쿄 도심지에 위치한 HMV, 타워레코드, 야마노 악기 등 대형 음반유통 체인에 K의 음반을 위한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놓고 음악 팬들의 눈을 사로잡고 있다.

그러나 K는 노래를 먼저 알리고 방송 무대를 나중에 나서는 이른바 ‘신비주의 전략’을 펼치고 있어 아직 신상에 관한 내용을 일본 언론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으며, 이는 결국 일본 음악 팬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일본 진출을 준비해오던 K는 지난해 5월 일본 대형 음반회사 소니뮤직과 매니지먼트사 스타 더스트(Star Dust)와 계약을 체결했다. 스타 더스트는 일본 최고의 인기가수 오렌지 레인지(Orange Range)를 비롯해 톱 배우들이 소속돼 있는 대형 기획사이다.

2일 오후 시부야 타워레코드 매장에서 만난 K 소속사 ㈜두리스타 박행렬 대표는 “지난해 초 소니뮤직 대표와 스타 더스트 대표는 K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고 기립박수를 보내며 계약을 체결하자고 말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K의 CF도 소니뮤직과 스타 더스트의 두 대표가 감동을 받았던 장면을 그대로 찍은 것으로, 자신들이 받았던 감동을 대중들도 함께 받기를 바라는 뜻에서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두리스타는 현재 가수 테이가 소속돼 있는 신생 연예기획사다.

박행렬 대표는 또 “K는 감미로우면서도 힘이 넘치는 목소리가 일본인들의 감성을 자극시키고 있다. 한류를 이용하지 않고 목소리의 매력과 가창력을 무기로, 처음부터 현지의 신인으로 데뷔해 발매당일 오리콘 8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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