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日부도칸서 '역사적인 공연' 펼쳐

도쿄(일본)=김원겸 기자 / 입력 : 2005.09.0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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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스타’ 비가 ‘일본 공연의 성지’ 부도칸(武道館)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쳤다. 부도칸에서의 공연은 일본에서 정상급 아티스트로 인정을 받았다는 ‘물증’이다.

부도칸은 문자 그대로 애초 일본 전통 무도진흥을 위해 지난 1963년 지어졌다. 이듬해 도쿄 올림픽에서는 유도경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가 3년 뒤인 1966년, 비틀즈가 공연을 벌인 후 ‘일본의 카네기홀’이라는 명성을 얻으며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공연장으로도 인식돼 왔다. 비틀즈 이후 레드 제플린, 밥 딜런, 듀란듀란 등이 공연을 벌였으며, 국내 가수로는 조용필과 이박사, 박용하에 이어 네 번째로 부도칸에서 공연을 벌였으며, 비에 이어 류시원은 오는 11월 22, 23일 이틀간 공연을 벌인다.


비는 2일 오후 7시부터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부도칸에서 2시간 동안 화려한 춤과 부드러운 미성, 귀여운 미소로 3층으로 이뤄진 객석을 가득 메운 1만 관객을 사로잡았다. 관객은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고 형광봉과 꼬마전구로 비의 이름을 새긴 피켓을 들고 비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비의 귀여운 미소에 관객은 환호를 보냈고 상체 노출에 괴성을 질러댔다. 또한 비의 서툰 일본어 발음은 오히려 관객에게 친근함을 선사하며 관객을 만족시켰다.

이날 공연에는 150여개 언론 매체와 일본 내 음반사, 대형 유통체인 등 관계자들 300명도 비의 공연을 유심히 지켜봤다.

비의 이번 부도칸 공연은 지난 7월말 도쿄 국제포럼에서 열린 첫 일본 단독공연 ‘Rainy day-Tokyo’의 앙코르 공연. 비는 ‘앙코르’의 의미를 살려 지난달 첫 단독 콘서트와 내용은 비슷했지만 더욱 커진 무대에 맞춰 대규모의 공연을 연출했다. 중앙에 2층 계단과 객석으로 난 돌출무대를 만들어 넓은 공간을 마음껏 활용하며 더욱 크고 화려해진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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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디바’ 임정희가 알리샤 키스의 ‘If I ain't got you’와 데뷔곡 ‘Music is my life’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불이 꺼지고 객석에서는 비의 본명인 ‘정지훈’을 외치는 소리에 흰 스크린 위로 하늘과 구름, 비의 영상이 지난 후 댄서들이 밧줄로 천정에서 무대로 내려왔고, 비는 ‘나쁜 남자’ 리믹스 버전으로 자신의 공연을 시작했다.

비는 그동안 자신의 공연에서는 꼭 ‘나’로 공연을 시작했지만 이날은 자신의 데뷔곡 ‘나쁜 남자’를 오프닝 곡으로 택했다. 이어 비는 ‘나’ ‘악수’ ‘난 또 니가 좋은거야’를 부르며 관객을 매료시켰다.

‘퀴즈’ 무대에서는 객석의 한 여성관객을 무대 위로 올려 꽃과 인형을 선물하고 반지를 끼워주는 등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고,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에게 바친다"며 ‘익숙치 않아서’를 불렀다.

‘It's Raining’ ‘안녕이란 말대신’ ‘I do’를 이어간 뒤 ‘To you’까지 모두 18곡을 부르며 화려한 춤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무대 뒤로 들어간 비는 관객의 뜨거운 앙코르 요청에 ‘I do’의 리믹스 버전으로 관객의 환호에 답했다.

앙코르 곡까지 마친 비는 불이 켜진 공연장 무대 중앙에 서서 팬들을 위해 영화 ‘러브 액추얼리’에서 푯말로 사랑을 고백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각별한 팬사랑을 보여줬다. 비는 팬들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구를 적은 일본어 푯말을 한 장씩 넘겼고 관객은 푯말에 적힌 비의 메시지를 입을 모아 큰소리로 읽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비는 이번 ‘부도칸’이라는 의미 깊은 공연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화려한 춤과 눈에 띄게 늘어난 가창력, 귀여운 미소와 상체를 노출하는 적당한 쇼맨십 등으로 댄스 가수가 펼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공연을 벌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한편 비는 이날 공연에 앞서 숙소인 캐피털 도큐 호텔에서 가진 일본 150여 언론매체와의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비는 “한류에 편승한 한국 연예인이 아니라, 한류로 아시아가 하나가 되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아시아 가수로 세계 시장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비는 공연 하루 전날 홍콩의 유명 가수 겸 배우이자 코카콜라 아시아 모델인 '홍콩의 떠오르는 별' 손유와 짧은 만남을 가졌다.

일본을 방문하는 유명 스타들이 묵는 캐피털 도큐 호텔에 마침 같이 투숙한 손유는 1일 오후 8시께 호텔에서 비와 만나 환담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며 우정을 나눴다. 손유는 비에게 “비의 노래를 매일 듣는다”며 ‘It's Raining’의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손유는 지난해 이효리의 출연 여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영화 ‘이니셜 D’ 홍보차 일본을 방문해 이날 비와 만남을 가졌다.

3일 오후 4시 부도칸 이틀째 공연을 벌이는 비는 이튿날 곧바로 홍콩으로 떠나 화보촬영을 한다. 또한 오는 10월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단독 공연 ‘Rainy day - Hong Kong’을 벌이며 아시아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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