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배용준, 日손정의 회장도 극찬

이규창 기자 / 입력 : 2007.02.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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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과 사업가. 언뜻 보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직업군이다. 잘 하면 뭇 사람들의 선망을 얻을 수 있지만 잘못되면 처절한 아픔을 겪어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전혀 없는 데도 말이다.


배용준. '욘 사마'로 더 유명한 그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은 연예인, 그것도 한국보다 일본에서 인기가 더높은 '욘사마'로 고정돼 있다. '겨울연가'라는 일본에서 초유의 인기를 누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한류스타'라는 수식어와 함께 유명세를 탔고, 현재의 위치까지 이르렀으니 당연한 평가다.

또 지난해초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오토윈테크를 인수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키이스트의 대주주인 배용준을 '연예인 유상증자 참여'로 떼 돈을 벌었다며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이 같은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배용준이지만, 그의 과거 행적과 현재 진행 중인 사업계획을 보면 단지 떼 돈을 번 연예인이 아니라 진정한 기업가, 나아가 성공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03년 10월 코스닥 기업 한신코퍼레이션은 배용준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는 공시를 냈다. 향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 회사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배용준은 최근 연예인 영입을 소재로 주가를 띄우거나 비슷한 효과로 우회상장에 성공한 엔터 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있었다.


게다가 1998년에는 직접 매니지먼트사를 운영해 본 경험도 있고, 키이스트로 편입되기 전까지 그의 소속사였던 BOF는 자신의 매니저 출신 대표이사와 본부장과 함께 설립해 9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실질적인 '오너'였던 것.

이런 경험 이전에도 배용준의 사업가적 면모는 일찌감치 눈에 띄었다. 첫 주연작이었던 KBS '첫사랑'(1996)에 출연할 당시 배용준은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하면서 "잘 되면 잊지 않겠다"는 신인답지 않은 인사말을 했다.

데뷔 초부터 사인을 할 때는 항상 준비해 둔 사진과 네임펜을 사용해 '유별나다'는 핀잔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자신의 브랜드 매니지먼트에 일찍부터 눈을 떴던 셈이다. 물론 연예계의 흔한 관행인 '대필 사인'은 배용준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공무술을 수련하며 꾸준히 자신을 단련하는 일 역시 배용준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일과였다. 현재까지도 그는 매일 2시간씩 자신의 전담 트레이너인 JP(임종필)와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한다.

연예인의 자산은 바로 몸과 이미지다. 그 두 가지 자산의 중요성을 배용준은 일찍부터 깨달아 열심히 관리를 했고, '한류'라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을 때 그동안의 관리와 사업경험은 알찬 결실로 이어졌다. 자신에게 역량을 집중할 소속사 BOF를 설립해 다른 한류스타와 차별화를 꾀해 지금의 위치에 스스로 올랐다.

국내에서 톱스타로 꼽히는 장동건은 최근 자신을 취재하던 기자에게 했던 "스타가 되면 스타가 만나러 온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배용준이 코스닥 상장사의 대주주가 된 것도 결국 그가 국내외에서 쌓은 인지도와 이미지 때문이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대표가 먼저 손을 내밀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겨울연가'와 배용준의 열혈팬이라는 그의 부인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손정의는 배용준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세기를 타고 한국에 날아와 배용준과 만남을 가진 손정의는 손을 잡고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키이스트}의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손정의는 "만나 보고 단지 배우일 뿐이라면 사업 제안은 안할 생각이었다. 배용준은 사업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며 배용준을 한껏 추켜세웠다고 한다. 이후 배용준은 손정의 부부와 골프를 함께 치며 친분을 쌓았고, 소프트뱅크는 배용준이 키이스트를 인수해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는 파트너가 됐다.

키이스트를 통해 펼칠 사업에 대해 묻자, 배용준은 '한류'에 대한 재정의로 답을 했다. 배용준은 "'한류'에 대해 아시아 지역의 문화 교류라는 측면에서 쌍방향적인 흐름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며 "아시아에서 '한류'라는 새로운 문화흐름이 여러 좋은 문화 현상들을 만들어 가는 계기를 마련해 기쁘게 생각한다. 하지만 상업적, 일방적인 면들이 부각되면서 반감을 불러일으킨 측면도 분명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해 세계적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아시아 문화 영역'을 구축하는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키이스트를 아시아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 만들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용준은 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웰빙'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구축하고 있다. 직접 미국 등 전세계의 유명 레스토랑을 다니며 맛을 보고 메뉴를 선택해 레스토랑을 오픈하는가 하면, 프랜차이즈 계획도 갖고 있다.

2004년 화보집과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 스마트키친을 통해 진행하는 레스토랑 사업에서 그는 일관되게 '건강한' 이미지를 활용한다. 서울 신사동에 건강식 레스토랑 '고릴라 인 더 키친'을, 일본에서 한국 전통음식점 '고시래'를 오픈한 것도 그의 건강한 이미지를 활용한 '웰빙 사업'의 일환인 것이다.

배용준이 최근 인터뷰에서 "환경과 건강에 관심이 많다"며 "사람들이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원재료를 공급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엔터테인먼트와 더불어 향후 그의 주력사업이 될 '웰빙' 사업의 틀을 제시한 것이라 하겠다.

오는 5월경 한국과 일본에서 방송될 '태왕사신기'를 촬영 중인 배용준은 매 장면을 편집할 때마다 완성도와 이미지를 고려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하루 2시간의 운동은 촬영중에도 거르지 않는다. 연예인이자 사업가로서 자신의 자산인 몸과 이미지 관리에 소홀하지 않으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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