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 '부끄러움'을 잊다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05.12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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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리 결혼했어요'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 '달콤한 인생' ⓒMBC


지상파 TV가 과감해졌다.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장면들이 종종 브라운관에서 목격된다. '감히 지상파에서 이런 장면까지 담을 수 있을까'하던 모습들이 방송되고 시청자들은 거기에 열광한다.

대표주자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우리 결혼했어요'다.


4쌍의 가상커플로 구성된 이 코너는 짜여진 대본이 아니라 실제로 각각의 커플이 결혼한 부부처럼 서로의 생활을 맞춰나가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컨셉트 자체가 신혼부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체 접촉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앤디-솔비 커플의 경우 방송에 자연스럽게 뺨에 뽀뽀하는 모습이나 길거리에서 공개 고백하는 모습 등이 담겨 눈길을 끈다. 또한 장난으로 벌어진 사고이지만 실제로 입술에 뽀뽀하는 모습까지 그대로 방송돼 화제를 모았다.

이전에도 '천생연분' '연애편지'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 등 짝짓기 프로그램은 많이 있었으나 이렇게 대담하게 스타들의 스킨십을 보여주진 못했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수위도 높아졌다.

지난 8일 SBS 수목 드라마 '온에어'의 마지막에는 이경민 PD(박용하 분)와 서영은 작가(송윤아 분)의 키스신이 방송됐다.

가벼운 뽀뽀 정도였지만 장소가 공개된 서점이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서점에서 이뤄진 키스신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또한 최근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 '내생애 마지막 스캔들'(이하 내마스)의 경우 마지막회 송재빈(정준호 분)과 홍선희(최진실 분)의 첫날밤이 큰 화제를 모았다.

지상파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수위의 장면이 공개돼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선정성 논란이 있었다. 정준호는 '내마스' 종방연에서 "실제로는 더 야하게 찍었지만 지상파임을 감안해 편집된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내마스' 후속으로 방영되고 있는 '달콤한 인생'은 '내마스'의 수위를 뛰어넘었다.

이미 방영 전부터 예고편으로 화제를 모은 '달콤한 인생'은 지난 10일 방송된 3회분에서 오연수와 10세 연하 이동욱의 진한 베드신이 그려져 시청자들의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이날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 드라마가 정말 관람등급 15세가 맞는가", "주말 저녁에 가족이 다같이 앉아서 보는데 부끄러웠다" 등의 글이 올라와 지상파에서 방송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과 비교적 심야 드라마임을 생각할 때 봐줄 수 있지 않냐는 의견이 맞섰다.

항상 선정성의 논란을 안고 가는 케이블 채널들을 감안할 때 현재 지상파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애교 수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상파가 공영성을 우선시 해야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우리의 지상파 TV는 분명 수치심을 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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