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신문사-방송사 힘겨루기 '눈살'

조철희 기자 / 입력 : 2008.05.16 18:49
  • 글자크기조절
image


MBC 수목미니시리즈 '스포트라이트'(연출 김도훈·극본 이기원)가 극 초반부터 신문사와 방송사의 힘겨루기를 과장되게 다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5일 밤 방송된 2회분에서는 신문사 명성일보가 방송사 GBS 기자의 경찰서장 폭행사건을 연이어 보도하자 이에 자극받은 GBS 기자들이 명성일보의 비리를 취재하려고 달려드는 내용이 방송됐다.


주인공인 서우진(손예진 분)과 오태석(지진희 분)이 소속된 GBS 사회부는 명성일보의 약점을 찾아 보도하려는데만 몰두했다. 심지어 명성일보 사주가 불법 건축된 초호화 별장을 갖고 있다는 리포트를 방송하기 위해 중계차와 헬기까지 동원했다.

이처럼 자극적인 내용에 신문사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한 기자는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올려 드라마의 비현실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극 초반부터 기자의 주업무와 동떨어진 방송-신문사 간 갈등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과장이 지나치다"며 그 근거로 "언론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데도 시간이 빠듯한데 부차적인 문제(GBS의 명성일보 사주 의혹보도)를 중심에 내세우는 건 언론계 현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또 "마치 방송이 정론이고 신문은 사실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언론인 양 묘사된 것에 기자로서 불쾌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사간 서로의 치부에 대해 폭로전을 벌이는 모습은 사실 여부를 떠나 오해와 논란만을 불러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image
↑명성일보와 GBS 기자인 우현(김정욱 분)과 우진(손예진 분) 남매가 함께 등장한 '스포트라이트' 2회분 방송 캡처화면


이 드라마가 언론계 현실을 리얼하게 다뤘는가에 대해서는 14일 첫방송 직후부터 논란이 있었다. 1회에서 우진이 다방 레지로 변장해 몰카를 들고 탈옥수를 취재하던 부분이나 기자의 경찰서장을 폭행 등은 기자들의 실제 모습과 크게 동떨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각각 명성일보와 GBS 기자인 우현(김정욱 분)-우진 남매의 에피소드들도 현실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특종에 목매는 것이 기자들의 속성이라고는 해도 신문기자인 우현이 지나치게 졸렬하게 그려진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우현은 우진이 탈주범을 만났다는 특종 내용을 전해듣고 안부를 걱정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나눠주지 않은 점을 탓하기 바빴다. 또 GBS 기자가 경찰서장을 폭행한 사실을 동생으로부터 듣고 동료기자에게 전해 기사화하면서 두 언론사 간의 물고뜯기식 폭로전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이런 부분들이 과연 기자 세계의 이면을 잘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리얼리티를 많이 살리려고 노력하지만 어디까지나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적인 구성도 용인된다"며 "이 드라마는 결코 재연드라마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