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박찬욱 봉준호..한국영화 살리려 거장이 몰려온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8.09.0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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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임권택,봉준호,박진표,박찬욱,최동훈,윤제균,유하,홍상수 감독>


위기의 한국영화를 구하려 거장들이 몰려온다.

올 하반기 그 어느 해보다 한국영화 침체가 피부로 와닿고 있다. 개봉작들이 현저히 줄었으며, 기대작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제작에 들어간 영화들조차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리는 실정이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법, 내년에는 한국영화사에 이름을 장식하고 있는 거장들이 속속 신장을 내놓는다. 국민감독으로 칭송받는 임권택 감독부터 웰메이드 상업영화의 상징 봉준호 감독, 국내외로 유명한 박찬욱 감독 등이 내년 잇따라 새로운 작품을 들고 관객을 만난다.

작품성과 상업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 감독들의 신작을 살펴보고, 그들이 과연 한국영화를 구할 수 있을지 짚어봤다.

'천년학' 이후 긴 침묵을 지켜온 임권택 감독은 내년 전주국제영화제 개봉을 목표로 101번째 영화를 준비 중이다. 임권택 감독은 한지(韓紙)를 소재로 시나리오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0번째 영화인 '천년학'을 제작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임권택 감독이 어떤 영화를 준비할 지 벌써부터 영화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말죽거리 잔혹사'와 '비열한 거리'로 남자들의 로망을 자극했던 유하 감독은 오는 12월 새로운 영화 '쌍화점'을 선보인다. '쌍화점'은 고려말을 배경으로 왕과 왕비, 그리고 왕이 총애하는 신화 사이의 삼각 사랑을 다룬 영화이다. 조인성 주진모가 주연을 맡은 '쌍화점'은 동성애 코드가 담겨 있으며, 조인성과 송지효의 베드신으로 벌써부터 숱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올 겨울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이다.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내년 초 '박쥐'를 내놓는다. 송강호와 김옥빈이 주연을 맡은 '박쥐'는 흡혈귀와 유부녀의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답게 피와 음모, 복수가 특유의 스타일로 녹아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강호와 김옥빈의 농염한 베드신이 뒷이야기로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내년 칸국제영화제 출품을 고려하고 있다.

'괴물'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봉준호 감독은 '국민 어머니' 김혜자와 돌아온 꽃미남 원빈과 함께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살인 누명을 쓴 아들을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그린 새 작품 '마더'는 그러나 알려진 것보다 훨씬 스릴러 코드가 담겨 있어 주목된다.

제작사 바른손 엔터테인먼트 최재원 대표는 "'마더'는 모성 코드가 담겨 있기 때문에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김혜자가 현재 출연 중인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가 끝나면 곧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미 김혜자와 원빈은 리딩 연습을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로 장르 영화에 큰 획을 그은 최동훈 감독은 내년 '전우치'로 관객과 새롭게 만난다. 조선 시대 살았던 도사 전우치가 현대에 환생해 악과 맞선다는 '전우치'는 얼핏 최동훈 감독과 어울리지 않게 보인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를 통해 사기의 전설을 재연한다는 계획이다. 강동원과 김윤석, 임수정 등 캐스팅도 화려하다.

'너는 내운명'으로 멜로 영화의 새 지표를 연 박진표 감독은 내년 신작 '내사랑 내곁에'를 선보인다. '내사랑 내곁에'는 '너는 내운명' 못지 않은 짙은 슬픔과 감동을 동반한 내용으로 역시 한 남자와 여자에 이야기의 초점이 맞춰있다.

막바지 캐스팅에 한창이며 배우들의 일정이 조율대는 데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색즉시공'으로 한국형 섹스코미디의 지평을 연 윤제균 감독은 내년 재앙 블록버스터 '해운대'로 컴백한다. '1번가의 기적'으로 감동 코드까지 담아낸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에 쓰나미가 몰려온다는 설정인 '해운대'를 통해 큰 위기가 올 때 사람들의 반응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내년 개봉하는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이미 설경구와 하지원 등 주연배우들이 부산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밤과 낮'으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홍상수 감독 또한 신작을 내놓는다. 홍상수 감독은 영화 감독이 겪는 또 하나의 오딧세이 '잘알지도 못하면서'(가제)로 섬세한 일상을 또 다시 그릴 예정이다. 김태우 유준상 엄지원 고현정 등이 이미 촬영에 들어갔다.

'음란서생'으로 사극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김대우 감독도 새 영화 '방자전'을 준비 중이다. 이도령이 아닌 방자에 초점을 맞춘 '방자전'은 '음란서생'보다 더 농염한 베드신이 준비됐다는 후문이다. 배우들은 이미 출연을 확정한 상태로 세부 일정이 조율대는 데로 촬영에 들어간다.

이 밖에 올해와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신인 감독과 중견 감독들 역시 내년을 목표로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다. 과연 거장과 중견, 신인 감독들이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로 한국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객들은 2009년을 즐겁게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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