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 정상에 서 본 자의 여유

'야심만만 예능선수촌' PD가 본 7인 MC 매력③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8.09.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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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의 MC로 활약 중인 윤종신 ⓒSBS 제공


"정상에 서 본 자만이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1990년 015B '텅빈 거리에서'로 가요계 첫 발을 내딛은 윤종신, 이후 '처음 만날 때처럼' '너의 결혼식' '거리에서면' '이별연습' '환생' '부디' '팥빙수' 등 그 어떤 가수보다 수많은 히트곡으로 가요계 한 획을 그었다. 성시경을 또 한 번 스타덤에 오르게 한 노래 '거리에서'를 통해서는 작곡가로도 명성을 떨쳤다.


그런데 웬일인가. 가요계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가,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서슴없이 망가지고 있다. 어떨 때는 비굴해 보이기까지 한다.

윤종신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그가 MC를 맡고 있는 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연출 최영인·곽승영, 이하 '예능선수촌')의 최영인 PD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아우라가 있는 사람이에요.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서 봤다는 자신감이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것 같아요."


열등감으로 가득한 사람은 절대 망가질 수 없다. 아무리 타인에게 우습게 보일 수 있는 상황이라도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윤종신이 비굴(?)해 질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최 PD에 따르면 윤종신은 본격적인 예능인(?)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기 전부터 코미디를 사랑했다.

"발라드 음악을 할 때 숨겨져 있던 재능들이 이제야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음껏 표출되는 것 같아요.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가끔 그의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해요.

더욱이 연륜에서 묻어나는 진정성이 많은 게스트들을 감동케 해요. 얼마 전 이한위 씨가 출연했는데 TV화면을 통해 윤종신이 진심으로 이한위 씨의 얘기에 공감하는 따뜻함이 느껴졌어요. 예능 늦둥이라고 자신을 평하기도 하지만, 그런 진정성이 윤종신 씨를 더욱 돋보이게 해요."

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MC들 간에도 보이지 않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진다. 한 번이라도 더 주목받아야 살아남는 생리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에 서 본 윤종신, 그에게는 치열한 가운데서도 남의 얘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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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야심만만 예능선수촌'의 MC로 활약 중인 윤종신 ⓒSBS 제공


게다가 윤종신 특유의 '밝음'은 녹화 때마다 굉장한 활력소 역할을 한다.

"한 번은 윤종신 씨가 무슨 일이 있는지 기분이 안 좋은 날이 있었어요. 그러면 녹화 분위기까지 다운될 정도로, 그는 녹화 때 굉장한 활력소가 돼요. 시종일관 재미있는 멘트를 날리고, 젊은 애들과 기싸움 안하며 늘 웃음을 줄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죠."

최영인 PD는 윤종신은 바라보기만 해도 유쾌한 사람이라 평했다. 실제로 그렇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있는 사람이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듯, 그는 자신을 내던져 웃음을 준다.

한 때는 발라드의 황제였고, 지금은 예능계 늦둥이로 망가지기를 서슴지 않는 윤종신. 앞으로도 또 그가 어떤 모습으로 웃음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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