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우리나라에서 조금만 더 대접해달라"(일문일답)

길혜성 김지연 이수현 기자 / 입력 : 2008.11.0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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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이 ⓒ홍봉진 기자 honggga@


가수 인순이가 3일 오후 1시1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번 기자회견은 인순이가 최근 예술의 전당 측으로부터 또 다시 오페라하우스 내 오페라극장에서의 공연 불허 통보를 받고 마련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송대관 대한가수협회장, 안정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장, 인순의의 공연 기획을 맡고 있는 임철빈 통엔터테인먼트 대표, 인순이 소속사인 지앤지프로덕션의 황인영 대표 등도 참석했다. 다음은 인순이와의 일문일답.


-세종문화회관을 기자회견장으로 잡은 이유는 무엇인가.

▶자주 가는 곳이 공연장 아니면 호텔 커피숍인데 공연장이 익숙해서 여기로 왔다. 세종문화회관은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 '레전드'의 첫 공연장이기도 하다.

-네티즌 사이에 조용필 같은 클래스로 올라서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맞다. 누구나 자기만의 롤 모델이 있지 않나. 내 경우는 조용필과 패티김이 롤 모델이다. 난 그 사람들을 쫓아 갈 거고, 그 분들이 섰던 무대에 나도 서고 싶다. 제가 데뷔했을 때부터 지켜봐 오셨던 팬 분들은 제 나이와 비슷하실 것이다. 그 분들과 좋은 무대에서 함께 공연 즐기고 싶다. 앞으로도 조용필 선배처럼 열심히 해서 살아남겠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은 그 분들의 시각일 뿐이다. 제가 국민 전체에 다 아니라고 할 수 없지 않나. 하지만 그런 분들 때문에 제가 이렇게 설명할 기회가 있지 않았나. 오히려 그분들께 감사드린다.

-10월로 공연 일정을 추진하면서 탈락했다. 예술의 전당 측에서는 10월 공연 일정이 많이 있기 때문에 경합해서 탈락한 것이라고 설명하던데 굳이 10월에 신청한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해 예술의 전당 대관 신청에 탈락했을 때에는 올해 1년 중에 아무 때나 나흘만 준다면 30주년 기념 공연으로 쓰겠다고 신청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는데도 탈락했기 때문에 올해도 그냥 좋은 날을 골라 신청한 것이다.

언론을 통해 1, 2월이나 7, 8월 중 오프시즌에 대중문화 공연을 위해 공개하겠다는 사실을 접했지만 우리는 통보받은 적이 없다. 가능한 날짜를 제시해준다면 얼마든지 다시 신청하겠다.

-이번 대관 신청 과정에 대해 설명해달라.

▶(임철빈 대표)내년 대관 일정을 신청해서 탈락 통보를 받은 것이 지난 10월15일이다. 탈락에 대한 다른 설명 없이 '경합에 의해 탈락했다'는 문구 한 줄만 적힌 내용을 팩스로 받았다. 우리는 대관을 신청할 때 예술의 전당의 격에 맞게 관현악도 포함하겠다는 내용과 뮤지컬다운 무대를 꾸미겠다는 내용을 담아 신청서를 냈다.

-탈락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저도 궁금하다. 음향 시스템이 너무 클 것 같다고 하면 어쿠스틱으로 갈 수도 있고 뮤지컬 이름을 붙여서 오라고 하면 뮤지컬도 만들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할 준비가 돼있는데 아무 이유 없이 경합에서 탈락했다고만 하더라. 막연히 생각하면 그 때 공연 신청을 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했겠지만 지난해 아무 날이든 나흘만 달라고 했는데도 떨어진 경험이 있다 보니 그렇게 생각이 안 들더라. 또 제가 서고 싶은 곳은 오페라하우스의 콘서트홀이 아닌 오페라 극장이다.

(임철빈 대표)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는 오페라 극장과 콘서트홀이 있다. 콘서트홀에는 이미 음향시설이 극장 내부에 설계돼 있기 때문에 일반 대중 공연이 열릴 경우 잔향 등의 문제 때문에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요구한 곳은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의 공연을 여는 오페라 극장이다. 국내 시설 중 최고인 그곳에서 좀 더 멋있는 음향과 무대시설로 대중들과 만나고자 하는 것이다.

(임철빈 대표)올해는 패티김 50주년 공연, 조용필 40주년 공연, 인순이 30주년 공연 등 노장의 투혼이 빛나는 한 해이다. 좋은 가수들이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하고자 하는데 경합에 의해서만 떨어졌다고 하면 대중 가수가 오페라 극장에 서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떨어뜨린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면 보완하겠는데 그렇지 않아서 난처했다.

-계속해서 예술의 전당 대관에 도전하겠는가.

▶어떻게 하면 내가 그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다. 대중음악인들은 오랜 세월 여러분의 곁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왔다. 해외까지 안간 곳 없이 대중가수들이 갔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한류스타들은 외국에 나가면 좋은 극장에서 대접 잘 받는다.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대접을 못 받는다. 외국에서 봤을 때 좋은 곳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우리나라에서 조금만 더 대접해 주고 용기를 달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오페라 전용 극장인만큼 오페라 공연만 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이에 대해 대중가수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하는가.

▶누구나 꿈이 있고 목표가 있다. 저에게는 꿈을 이룰 수 있는 무대가 예술의 전당이다. 그곳의 좋은 시설과 음향을 팬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오페라 전용이라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 만약 아예 오페라 극장 설립 취지 자체가 완전히 오페라 공연만 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그곳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소망 자체도 버려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그런(대중가수에 대한 차별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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