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1·2집, 장국영..되살아난 '90년대 추억'

길혜성 기자 / 입력 : 2009.04.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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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추억과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들이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불황과 맞물려 대중문화계 각종 분야도 요즘 너나할 것 없이 힘든 상황에 직면했기에, 최근의 현상에 연예 관계자들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0년대 최고 인기 그룹으로 꼽히는,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의 서태지와 아이들은 요즘 들어 음반 판매와 관련,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절판됐다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재발매된 서태지와 아이들 1, 2집이 음반 판매 차트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1, 2집은 재발매 당일인 지난 2일 음반 판매 집계 인터넷 사이트인 한터의 일일 차트에서 1, 2위를 각각 거머쥐었다.

이 앨범들은 발표 나흘 만에 최근 한 주 간(3월 30일~4월 5일) 국내의 모든 앨범 중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주간 판매 부문에서는 '하여가'를 타이틀곡으로 한 2집이 1위를, '난 알아요'를 타이틀곡으로 삼은 1집이 2위를 각각 차지했다.

가요계에선,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90년대 가요 팬들의 추억과 향수가 여전히 살아있기에 재발매된 1, 2집이 여전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지난 92년 '난 알아요' '환상 속의 그대' '너에게'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곡들이 다수 담긴 1집을 발표, 단숨에 최고 인기 그룹으로 거듭났다. 이들은 당시 패션까지 대유행시키며 '시대의 아이콘' 역할도 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당시 10대를 넘어 20대 초중반에게까지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해체 직전인 96년 초까지 팬들과 수많은 추억을 쌓았다.

고(故) 장국영에 대한 팬들의 '추억 더듬기'도 가히 열정적이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까지 한국 내 '화류'(華流)의 중심에 있던 장국영은 귀공자 같은 외모와 우수에 어린 눈빛은 그 시절 국내 여성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영웅본색' 시리즈에서 선보였던 고독한 카리스마는 남성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90년대 중후반에도 '해피투게더' 등을 통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세계적으로도 연기력을 인정받은 장국영. 하지만 지난 2003년 4월 1일 만우절에 정말 거짓말 처럼 스스로 세상과 이별, 전 세계 팬들을 슬프게 했다.

올해 장국영 6주기에 맞춰 국내에서는 그를 추모하기 '장국영 메모리얼 필름 페스티벌' 등이 열리고 있다. 현재 서울 허리우드 극장과 드림시네마에서 개최되고 있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야반가성', '가유희사', '백발마녀전', '영웅본색', '영웅본색2', '아비정전' 등 장국영의 출연작 7편이 상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영화제가 성황을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제 측은 6일 "3월 27일에 개막, 오는 23일까지 계속될 '장국영 메모리얼 필름 페스티벌'은 장국영의 기일인 지난 1일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관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그 선봉에는 바로 한국에서 최초로 무삭제로 상영되는 '해피투게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지난 4일에는 장내 정리를 위해 상영이 20여 분 간 지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며 "허리우드 극장 재개관 이래 가장 긴 줄이 매표소 앞에 늘어서기도 했다"고 밝혔다. 허리우드극장 김은주 대표도 "재개관 이래 처음으로 매진을 기록했다"며 "해피투게더'의 좌석점유율은 92%에 달할 정도"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90년대 추억을 매개로한 콘텐츠들이 연이어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 대중문화평론가인 강태규 씨는 2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강 씨는 "9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이 이제 추억으로도 자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는 게 첫 번째 이유"라며 "팬들은 90년대 당시 노래와 영화로 자신들을 열광시켰던 스타들을 이른바 '추억 콘텐츠'로 되새겨 보며, 자신의 열정적이고 순수했던 시절과 다시 만나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두 번째 이유로는 90년대 팬들이 요즘 마음껏 즐길만한 콘텐츠가 마땅히 없다는 점을 들었다. 강 씨는 "90년대 서태지와 장국영 등에 열광했던 팬들은 현재 대부분 30대 이상이 됐다"며 "이들이 90년대만큼 열정을 쏟을 만한 콘텐츠가 현 시점에 절대 부족하다는 사실도, 추억 콘텐츠가 각광 받는 또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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