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이승기와 어색한 관계, 많이 줄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09.05.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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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홍봉진 기자 honggga@


"현대극이 어색한 것은 아니고 현대어가 어색했다."

그럴 만했다. 그녀가 누구던가. SBS '바람의 화원'에서 문근영과 이른바 '닷냥커플'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했던 그녀가 아닌가.


"'바람의 화원' 이미지를 굳이 벗고 싶지는 않다."

배우 문채원은 이제 그녀의 머리를 짓누르던 가채를 벗어던지고 정향에서 승미로 탈바꿈 중이었다. 사실 SBS 주말극 '찬란한 유산' 에서 곱게 차려 입은 그녀는, 역시나 예뻤지만 뭔가 모르게 어색함을 줬던 게 사실이다. 알고 보면 '바람의 화원'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일 게다. 승미가 된, 아니 되고 있는 문채원을 만났다.

"'찬란한 유산' 시작하고 나서 '현대극이 안 어울린다'는 소리도 들었어요. 사극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바람의 화원' 한 작품 했을 뿐인데 말이죠. '내가 사극이 너무 잘 어울려서 그런가'하고도 생각했죠."


문채원은 "사극을 자꾸 생각 안하려 한다"고 했다. "사극이미지를 벗고 싶은 마음은 없냐"고 했더니 "없다"고 했다.

"일부러 현대극을 하려고 기다렸던 것은 아녜요. '바람의 화원' 끝나고 친구들과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그러다 현대극을 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느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찬란한 유산'은 문채원이 두 번째로 하는 현대극이다. '달려라 고등어'가 그녀의 데뷔작. 방송 당시에는 조기 종영의 아픔을 겪었지만 '꽃보다 남자' 이후 이민호가 출연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부활(?)한 드라마다. '찬란한 유산'은 그녀의 실질적인 첫 주연작인 셈이다. "시청률이 잘 나와서 좋겠다"고 했더니 배우다운 답이 돌아왔다.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나 잘 나오는 드라마나 차이는 없다고 봐요. 하지만 좋긴 좋죠. 첫 작품인 '달려라 고등어'가 조기 종영된 것도 있고...(웃음) 현장 분위기가 좋은 게 일단 가장 좋아요. 한편으로는 책임감도 많이 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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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홍봉진 기자 honggga@


'찬란한 유산'에는 네 명의 청춘남녀가 등장한다. '캔디' 고은성(한효주 분), '엄친아' 선우환(이승기 분), '훈남' 박준세(배수빈 분) 그리고 문채원이 맡은 유승미. 이미지가 확실한 세 명의 다른 주인공에 비해서 아직까지 승미는 선과 악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문채원은 이런 승미의 캐릭터를 '우유부단'이라고 설명했다.

"일관성이 없는 인물이에요. 엄마(김미숙 분)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선우환네 집에 속이고, 은성이와 마주치고도 모른 채 하지만 착한 심성 때문에 은성이를 곤경에 빠뜨릴 수는 없는 인물이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우유부단한 인물이에요. 더 센 엄마가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죠."

"처음 본 이승기와 애정관계하려니 어색..이제는 어색함 줄었다."

우유부단한 승미 탓에 문채원은 고민이 크다. 은성이가 역경을 헤쳐 나가는 것에 극의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시차를 두고 보여 지는 승미의 캐릭터는 승미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무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승미가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될지는 제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는지에 달렸다고 봐요. 책임감도 크고요. 회가 거듭 될수록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많아 질 거고 잘 설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극 중 상대역인 선우환 역 이승기에 대해 물었다.

"처음에는 많이 어색했어요. 일단 처음 맞닥뜨린 이와 애정관계를 연기해야 하는 것도 그랬고...(웃음). 자꾸 부닥치다보니까 어색함이 조금씩 줄어들더라고요. 이승기 씨가 예능감각도 있고 해서 촬영장에서도 잘 웃기고 그래요."

선우환에게 마냥 베풀기만 하는 승미에 대해 "본인이라면 어떨 것 같냐'고 했더니, "나 같아도 그럴 것 같다"고 예상을 깨는(?) 답변을 했다.

"지난 방송 때 갖고 있으라고 선우환에게 카드를 주는데 저 같아도 그랬을 것 같아요. 남자 친구 재력을 떠나 어려움이 있는데 모른 척하긴 그렇잖아요. 저 같아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것 같아요. 좋은 것 먹여주고 싶고."

"'문채원, 현대극에도 잘 어울리네' 소리 듣고 싶다."

'찬란한 유산'은 이제 8회 방송했다. 26부작이니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처음부터 3분의 1씩 끊어서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긴 작품은 에너지가 많이 달린다고 주변에서 많이 들었거든요. 집중력이 끊이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하고요. 더구나 현대극은 처음이나 마찬가지라 1부부터 마지막까지 쭉 가기 보다는 제 나름대로 강약조절을 하면서 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문채원은 어떻게 보면 운이 참 좋은 배우다. '바람의 화원'도 그렇고 주말극 수위를 다투는 '찬란한 유산'으로 현대극 첫 신고를 하는 것도 그렇다. 하지만 문채원은 "아직은 아니다"고 한다.

"'찬란한 유산'이 끝나봐야 운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알 것 같아요. 지금은 좋은 연기로 '찬란한 유산'을 봐주시는 많은 분들께 보답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눈으로든 마음으로든 시청자들이 '문채원, 현대극에도 잘 어울리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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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홍봉진 기자 hong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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