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글쎄요…

[청호 이진성의 세상 꼬집기⑧]

이진성 / 입력 : 2009.09.2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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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진성 ⓒ임성균 기자 tjdrbs23@




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고? 글쎄요

얼마 전 중국에 다녀왔다. 거기서 친구의 진심이랄까 하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하더라. 바쁜 사업가가 굳이 직접 나와 발마사지도 데려가고, 밥도 먹으러 같이 가고. 중국 친구는 사귀기 어렵지만 일단 사귀면 깊이 오래간다.

주위에 정말 친하다고 할 만한 친구가 얼마나 있을까. 어떤 일이 있어도 내 편이 되어 줄 친구가 얼마나 될까. 오늘은 친하고 내일은 어색한 관계들이 정말 많다. 시기의 경쟁도 많다. 옛말에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 했지만, 현실에서는 기쁨을 나누면 시기하는 사람만 많아지고 슬픔을 나누면 소문만 더러워진다.


연예계 쪽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활동하며 친했던 사람들이 있는 반면, 프로그램이 끝나거나 방송을 쉬면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관계가 있다. 관계가 복구되지 못하는 데는 사건 사고들도 한 몫을 한다.

그 비슷한 관계들이 강남에도 있다. 어릴 적부터 엄마들의 치맛바람 속에 자라는 이들이 많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는 어딜 다녀야 하고, 대학은 어딜 가야 하며, 애인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며…. 그렇게 시작한 미묘한 경쟁. 친구들이 만난 건지, 자랑하려 모인 건지 헷갈릴 정도다.

밖에서 보기엔 정말 친한 사이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진심은 털어놓기 어렵고, 늘 어떻게 뒷감당을 할지 생각해야 하고, 말 잘못하면 사고 나고, 끝나면 여운 없이 헤어진다. 어찌나 방송이랑 닮았는지….

친구들 사이에서도 이미지를 관리하는 게 강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여기에선 그 정도가 더하다는 거다. 넓어 보여도 알고 보면 좁은 사회,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가는 데만 가는 이곳에선 좋은 소문도, 나쁜 소문도 너무나 빠르다. <이진성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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