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없는 강남 유망직종 아세요?

[청호 이진성의 강남 꼬집기⑨]

이진성 / 입력 : 2009.09.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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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진성 ⓒ임성균 기자 tjdrbs23@




나,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강남이라고 하면 사실 나의 보금자리이자 아지트다. 청담동에 번듯한 건물이 들어서기는커녕 아무렇게나 풀이 자라던 시절부터 이곳에서 35년을 살아왔다. 그런 이곳 '강남'에 대해, 나 조금 할 말 있다.



세금없는 강남 유망직종 아세요?

요즘 청년실업이 문제라는데, 강남에서는 성업중인 몇몇 신종 직종이 있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와 관련된, 유망직종 몇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허울만 좋은 씁쓸한 직종도 있지만, 직장인들의 애환이 서린 직종도 있다.

그 첫번째는 예전 이 코너를 통해 소개했던 '콜대기'다. 전화 한 통만 하면 달려와주는 멋진 자동차들이 바로 이들. 대기하다 전화 한 통에 온다 해서 '콜대기', 혹은 '콜댁'이다. 한 번 모셔다주고 1만∼2만원을 받는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좋은 차, 폼나는 차를 손님들도 선호하는 차라 비싼 국산차나 외제차가 필수적이다. 콜 번호는 개별적으로 홍보하면서 단골을 확보하는 게 필수. 은밀히 움직이는 술집 종업원들 외에도 이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부산에서는 '곰돌이'라고 부르는 '콜대기'들이 택시만큼 유명하단다. 알아서 개인 영업하는, 세금없는 유망직종인 셈이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심부름센터도 있다. 무얼 시키든 기본적으로 7000원. 무슨 일을 시키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1만원짜리 심부름을 시키면 1000원을 더 주는 식의 10% 요금이 추가로 붙는 경우가 많다. 요즘엔 스팸문자나 각종 스티커, 전단지로도 홍보를 하는데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사소한 것부터 중요한 것까지, 미처 손쓰지 못하는 것들을 시킬 수 있다. 압구정 무슨무슨 골목의 유명한 포장마차 떡볶이 주문 배달 등도 이들의 몫이다.

강남 대리는 요즘 크게 증가한 직종이다. 전업보다는 투잡족이 많다. 밤문화가 발달한 강남인지라, 대한민국 전체 대리기사 수요의 상당량이 이 곳에서 처리하는 만큼 퇴근하기 전 콜을 받아 집 가까운 곳까지 손님을 모셔다주고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요새 크게 늘었다. 보통 2만원짜리 대리기사를 하게 되면 콜을 연결해주는 쪽에서 10% 정도를 떼 간다. 미리 선금을 걸어 놓으면 그 쪽에서 수수료가 빠지는 식이다. 불황시대의 새 풍속도인 셈이다.

마지막, 발레파킹을 소개한다. 이 업종은 일종의 땅따먹기다. 계약된 가게가 일정한 돈을 주고 주차의 모든 권한을 맡기면 근처 주차할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해 손님들의 차를 대는 식이다. 신기의 운전기술이 먼저 눈에 띄지만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시간마다 차를 댈 수 있는 장소가 다르고, 주차가능한 자동차 수도 다르다. 손님에게 기본 2000원씩 발레비를 받는 게 푼돈 같아도, 수가 많은데다 가게에서 돈을 또 받으니 수입이 상당하다. 게다가 가게는 망해도 발레파킹은 망하지 않으니, 그것도 알짜다. 물론 자리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강남의 숨은, 세금없는 유망직종의 대표주자다.

<이진성 탤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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