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콜걸 벨' 고급매춘부 미화 '논란'

신희은 기자 / 입력 : 2009.11.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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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TV시리즈 '어느 콜걸의 시크릿 다이어리'의 실제 주인공임을 고백한 여의사 브룩 매그난티(34).


국내 케이블 채널에서도 '런던 콜걸, 벨'로 방영됐던 영국 TV시리즈 '어느 콜걸의 시크릿 다이어리'의 실제 주인공, 여의사 브룩 매그난티(34). 그의 인기를 둘러싸고 영국 사회에서 '행복한 고급 매춘부' 환상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 칼럼리스트 클리브 제임스는 BBC를 통해 "지금껏 매춘부는 성노예 혹은 '밑바닥 인생'이라고 알려져 왔다"면서 "매그난티는 높은 수준의 에스코트와 금전적 보상을 받고 활동해 마치 자신이 성에 이용당한 게 아니라 즐긴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는 또 "매그난티는 자신의 문학적 능력을 가지고 매춘을 책, 드라마 등 예술적 장르로 표현했다"며 "그의 고급매춘은 19세기 파리에서 알렉산더 뒤마가 매춘부 마리 듀플레시스를 만나 '라 트라비아타'를 썼듯 현대사회 트렌드의 일종으로 인식되는 등 문제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그난티는 2003년 의학박사 과정에 드는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런던에서 콜걸로 활동했다. 시간당 300파운드(약 58만 원)를 받고 상류사회 남성과 성매매를 한 매그난티는 자신의 경험을 블로그에 써 화제를 모아 책까지 발간했다.

제임스에 따르면 영국 언론은 그간 매그난티의 필명 '벨 드 주르(Belle de jour)'의 주인공을 남성 저널리스트로 추측해왔다. 남성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내용에다 풍부한 문학적 소양까지 갖췄기 때문.


책은 곧 TV시리즈 '어느 콜걸의 시크릿 다이어리'로 제작됐고 가수 겸 배우 빌리 파이퍼가 주연을 맡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제임스는 "극 중 빌리 파이퍼가 상업영화가 아닌 '아트하우스 무비'에 대한 지식을 보여주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프트 포르노에 가까운 매춘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 아름답고 명석하기까지 한 매그난티라는 것에 영국사회가 놀라움을 금치 못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매그난티는 실제 군사전략, 정보과학, 전염병학, 수사과학 등을 두루 섭렵한 의학박사다. 제임스는 "타블로이드 신문에서 자신의 정체를 샅샅이 공개하기 전에 주간 언론에 모든 이야기를 고백한 것도 매그난티의 명석함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매그난티는 19세기 살롱을 만들어 남성 귀족을 초대해 교류하며 시, 문학을 썼던 '행복한 고급 매춘부'에 비유되고 있다. 매그난티는 15일 선데이 타임스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을 때보다 (콜걸로 일한 경험이) 더 재미있었다"며 "(콜걸 경험을) 자랑스럽게 책에 옮겼다"고 고백한 바 있다.

매그난티는 박사 학위를 수료한 후 현재 영국 브리스톨 어린이건강연구소에서 연구 활동 중이다. 매춘을 당당히 고백한 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매그난티는 동시에 고급 매춘을 미화, 조장한다는 여론의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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