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 웃고울리는 3인방은? 시청률·편성·캐스팅

김지연 기자 / 입력 : 2009.12.0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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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천사의 유혹' '선덕여왕' '신동엽의 300'


"재방송을 트는 게 낫겠어. 이러다간 프로그램을 접어야 할지도…."

영화 '어글리 트루스(The Ugly Truth)'의 한 장면이다. 아침 뉴스 PD인 애비(캐서린 헤이글 분)의 프로그램이 연거푸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자 상사가 꾸짖듯 하는 말이다. 재방송을 트는 게 낫다고?


1, 2, 3, 이 아라비아 숫자에 이렇게 사람을 잡을지 몰랐다. 하지만 방송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다.

시청률,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방송가 사람들은 자의반타의반 시청률에 울고 웃는다.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으면 "시청률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자조적인 농담이 PD입에서 나올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한 시청률이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갖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의구심을 표하기도 전에 시청률이 프로그램 인기와 광고 단가를 결정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숫자에 불과한 시청률이 숱한 PD와 작가를 울린다.


사실 방송가 사람들을 울리는 건 시청률뿐 아니다. 만드는 사람과 이를 아우르는 사람들과의 시각 차이가 빚어낸 편성 견해차도 적잖은 고충을 선사한다.

최근 SBS는 40% 시청률을 넘나드는 시청률로 월화극을 선점한 MBC '선덕여왕'을 피해 월화미니시리즈를 오후 9시에 방송하는 파격 편성을 단행했다.

지금에야 '천사의 유혹'이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KBS 1TV '뉴스9'를 눌러 '탁월한 편성정책이었다'는 얘기를 듣지만 방송 초반 상황은 사뭇 달랐다.

'천사의 유혹'이야 '선덕여왕'을 피해 다행이라지만, 오후 9시에 방송 예정이었던 SBS '신동엽의 300'과 '생활의 달인'은 '선덕여왕'과 맞붙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들 프로그램 입장에서는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제작진 간 의견차로 인한 언쟁이 있었을 것은 짐작 가능한 일이다.

편성과 함께 캐스팅도 참 어려운 일이 됐다. 콧대 높아진 '배우님'들을 캐스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하물며 올해 '아내의 유혹'으로 대박을 낸 김순옥 작가도 고충을 토로했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만났던 김 작가는 "'아내의 유혹'으로 시청률 대박은 냈지만 '천사의 유혹' 캐스팅 당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선덕여왕'과 맞붙는다고, 또 막장이란 말을 들을까 무섭다며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을 고사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출연을 번복한 배우도 있었다.

이에 김순옥 작가는 "'선덕여왕'과 맞붙을 각오를 하고 흔쾌히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방송 직전 편성은 변경됐고, '천사의 유혹' 역시 '아내의 유혹'에 버금가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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