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장사꾼', 딜레마 극복 못한 채 아쉬운 종영

김명은 기자 / 입력 : 2009.12.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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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성균 기자


자동차 영업사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KBS 2TV 주말특별기획 '열혈장사꾼'(극본 홍승현 유병우, 연출 지병헌)이 13일 막을 내린다.


'열혈장사꾼'은 '쩐의 전쟁', '대물' 등으로 유명한 박인권 화백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국내 드라마로는 최초로 자동차 영업 사원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애환을 다뤄 눈길을 모았다.

특히 이 드라마는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연하남 역으로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뒤 올 초 종영한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연기의 폭을 넓힌 배우 박해진의 본격적인 흥행 시험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MBC 주말특별기획 '보석비빔밥'과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 SBS 주말극장 '천만번 사랑해'와 주말특별기획 '그대 웃어요' 등 쟁쟁한 프로그램들과 편성이 맞물리면서 방송 내내 한자릿수 시청률로 고전했다.


또 주인공 하류 역을 맡은 배우 박해진이 물오른 연기로 시청자들 압도했으며 최철호의 악역 연기가 화려한 빛을 발했지만 시청자들을 몰입시킬 수 있는 큰 줄기의 스토리의 힘이 약해지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하류가 영업의 노하우를 알아가는 과정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려내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었고 초반 기획 의도와 달리 러브라인에 무게가 실리면서 제대로 된 전문직 드라마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겼다.

하지만 '열혈장사꾼'은 안정된 연기력의 박해진, 뇌쇄적인 매력의 채정안과 상큼 발랄함을 무기로 내세운 조윤희, 카리스마 연기로 무게감을 더한 최철호까지 주연배우들의 다채로운 캐릭터 조화로 다양성을 제시했다.

후반부로 가면서 채정안의 캐릭터가 초반과 달리 변질되는 느낌을 주며 드라마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부작용을 나았지만 배우들의 열연만큼은 '열혈장사꾼'이 거둔 최고의 수확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열혈장사꾼'은 한정된 소재와 형식으로 연명해온 국내 드라마의 문제점을 일부 수정하며 88만 원 세대로 불리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억지 설정의 막장 드라마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서도 사회를 향해 던지는 분명한 주제의식이 있는 드라마 '열혈장사꾼'을 시청률만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그러나 김명민 주연의 MBC '하얀거탑'이 그 흔한 러브라인 하나 없이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할 때 직업 드라마의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한 한계는 결국 '열혈장사꾼'이 짊어져야 할 부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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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열혈장사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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