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 제작비, '아바타' 6분 분량이지만…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12.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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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는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와 토종 액션 오락물 '전우치'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한다.

'아바타'의 개봉이 한 주 빠른 17일, '전우치'가 크리스마스 이틀 전인 23일이다.


두 영화는 개봉 전부터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다. '아바타' 직배사인 이십세기폭스 코리아는 600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한 것을 비롯해 광고 등 물량공세를 퍼붓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전우치'도 만만찮다. 투자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전방위 사수를 선언, 맞불 작전을 펴는 중이다. 영화계에선 두 영화의 쌍끌이 흥행을 점치고 있다.

두 영화는 각각 장점을 뽐내지만 두드러진 것은 한국영화의 저력이다.


'아바타'는 5억달러에 달할 만큼 어마어마한 금액이 투입됐다. 제임스 카메론이 10년 넘게 기획했다가 마침내 기술의 진보로 제작에 들어갈 만큼 최첨단 기술이 총동원됐다. 모션 캡쳐를 넘어서 이모션 캡쳐를 사용, CG를 실사처럼 활용했다. 풀 3D와 나비 행성의 창조는 볼거리라는 영화 본연에 충실했다.

이에 맞서는 '전우치'는 한국영화 특유의 근성으로 무장했다. 120억원에 달할 만큼 큰 제작비를 썼지만 '아바타' 6분 분량 제작비 밖에 안된다. 하지만 '전우치'는 기발한 상상력과 한국형 CG, 그리고 아날로그로 '아바타' 못지않은 볼거리를 구현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로 관객을 만족시킨 최동훈 감독은 이번 영화에선 두뇌싸움보단 볼거리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한국적인 영웅은 기존 할리우드 히어로물과는 차별을 확실히 했다. 몰핑 등 할리우드에서 익숙한 CG는 일부러 배제하고 '펑'하는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한국형 도술을 차용, 웃음과 재미를 더했다.

여느 할리우드 영화라면 CG로 처리할 장면을 인력으로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벽과 벽을 오가며 붙는 액션은 많을 때는 배우에 와이어가 10개 이상 붙은 채 연기했다. CG가 아닌 만큼 현실감이 분명한 것은 물론이다.

특히 '전우치'와 '아바타'는 캐릭터 차이가 분명한 것도 비교대상이다. '아바타'가 '포카혼타스' 류의 전형적인 캐릭터라면 '전우치'는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이 분명하다. 합해서 아이큐가 50인 세 도인을 비롯해 전우치, 서화담, 초랭이 등 자유분방한 캐릭터가 영화를 이끈다. 전작에서 보여준 최동훈 감독의 캐릭터 살리기 솜씨는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아바타'와 '전우치'는 외계에서 싸우는 커다란 스머프와 21세기 한국도사의 대결이다. 전형적인 할리우드 영화와 개성 넘치는 한국영화의 대결이기도 하다. 과연 '전우치'가 한국영화 특유의 재기와 다양함으로 '아바타'를 누를 수 있을지, 이래저래 관객들은 즐거운 12월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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