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킹'은 어떻게 '무도'를 이겼나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01.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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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연출 배성우, 이하 '스타킹')의 선전이 무섭다.

'스타킹'은 지난 12월 27일 15.9%(AGB닐슨)의 시청률로 이날 13.4%를 나타낸 MBC '무한도전'을 10개월 만에 꺾은데 이어 2일에도 17.6%의 시청률로 '무한도전'을 1.1%포인트 차로 제쳤다.


'스타킹'의 이 같은 선전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인기 예능인들이 총출동하는 '무한도전'에 비해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소소한 장기로 승부하는 '스타킹'의 경우 애초부터 대등한 경쟁을 벌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하나의 팬덤을 형성, 충성스런 시청층이 형성돼 있는 '무한도전'에 비해 매회 출연진이 달라지는 '스타킹'은 '무한도전'의 그 것만큼 꾸준한 시청자를 확보하기 어렵다. '스타킹'의 경우 소재나 출연자에 따라 시청률 변화 폭이 컸었다.


이러한 점은 결국 제작진으로 하여금 자극적인 소재를 추구하게 했고, 일반인 출연자들에게도 좀 더 색다르고 특이한 장기를 요구하게 했다.

때문에 장기를 가진 출연자보다는 출연자가 가진 장기에 초점이 더 맞춰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지난해 벌어진 표절 및 출연자 회유라는 극단적인 부작용을 초래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 한 때 '무한도전'과 시청률 면에서 대등한 경쟁을 벌였던 '스타킹'은 그러나 지난 7월 일본방송을 표절한 것이 드러남과 동시에 이를 은폐하기 위해 출연자를 회유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외면 받기 시작, 10% 초반의 시청률로 근근이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

'스타킹'은 결국 연출자 교체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새 연출자를 맞아 전면 쇄신에 들어갔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포맷은 유지하면서 좀 더 '스타킹'다운 것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스타킹'은 프로그램의 기본인 장기를 가진 출연자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진정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굳이 무리해서 출연자의 장기를 선보이려 하기 보다는 작은 재주라도 그러한 것을 갖게 된 사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노래를 장기로 들고 나온 시각장애인 여성이 시력을 잃기 전 기억을 더듬어 화장을 한다거나, 재주를 선보이러 나왔다 십 수 년 전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는 것이 대표적 예다.

이는 '스타킹'만이 가능한 것으로, 그간 잊었던 '스타킹'의 장점을 다시금 살리고 있는 셈이다. 가공되지 않은 감동에서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진정성' 또한 더불어 살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스타킹'의 연출자 배성우PD 역시 누차 '진정성'을 강조하며 "그간 '스타킹'이 소홀했던 출연자들의 사연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렇게 나온 '진정성'이 결국에는 시청자들을 움직일 것이라 여긴다"고 변화의 방향을 설명했다.

'전국노래자랑'을 제외하고 일반인들이 자신의 장기나 재주를 선보일 만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스타킹'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 이런 가운데 '스타킹'이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또 이 점이 떠나갔던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는 것을 볼 때 '스타킹'의 변화에, 그리고 선전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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