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애 최고의 연기" 소름끼쳤던 연아

김태은 기자 / 입력 : 2010.02.2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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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 생애 최고의 날’

소녀는 눈물을 쏟았다. 26일(이하 한국시간)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부문에 출전한 김연아(19, 고려대)는 150.06점을 획득, 총점 228.5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24일 작성한 쇼트프로그램 세계기록 78.50점을 합친 점수로,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210.3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4분10초동안 프로그램을 완전무결하게 마친 김연아는 마침내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 스스로의 연기에 감동했기 때문일까, 아마도 쌓였던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가녀린 소녀의 어깨에 온국민의 기대와 성원이 넘친 하루였다. “올림픽이어서 마음을 비웠고, 어느때보다 부담없었다”고 했지만 마냥 그렇기만 했을까. 그 무거움을 연아는 ‘완벽 연기’로 떨쳐버렸다.


이날 점심시간후 TV앞으로 몰려든 한국민들은 그녀의 몸동작 하나하나에 숨을 죽였다. 피겨 문외한이 보기에도 실수가 없는 것은 확실했다. 감점 사유가 사라지며 금메달이 확정적이라는 것을 이심전심으로 알았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결점’의 연기였다.

연아는 결전의 순간에도 항상 침착했다. ‘대인배’, ‘강심장’ 등으로 불리며 항상 대범한 모습을 보여온 연아가 눈물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 연아를 보며 함께 울음을 삼킨 이들도 많았다고 한다.

눈물을 애써 참으며 시상대에 오른 연아는 고른 이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푸른색 의상을 입은 연아의 아름다운 모습은 여왕의 위엄을 덧입은 듯 보였다. 그녀는 "짓누르는 부담을 안고 날아올랐다."

전국민이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연아는 자신이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나 있었을까. 아직 만19세에 불과한 이 어린 선수가 보여준 순수결정체같은 '완벽함'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었다.

일본의 자존심을 등에 업은 아사다 마오가 발버둥쳤지만, 연아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다. 결국 김연아의 적수는 김연아,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재확인시킨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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