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민폐男이라고요? 이광수는 달라요(인터뷰)

'동이' 영달 역 이광수 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4.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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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광수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유동일 기자 eddie@
TV에서 볼 땐 넘치는 끼에 입이 떡 벌어지지만, 직접 만나보면 '이 사람이 그 사람 맞아?' 싶게 수줍음 많고 조용한 이들이 있다. 이광수가 그랬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머리 모양과 콧수염으로 등장부터 시선을 집중시켰던 '쇼' 광고의 이광수, 가수를 꿈꾸던 빈털터리 젋은이로 등장했던 '지붕뚫고 하이킥'의 이광수와 달랐다. 물론 한창 인기리에 방송중인 MBC '동이'의 영달과도 달랐다.

가끔 웃음을 터뜨리긴 했지만 그는 질문마다 한 템포 쉬고 생각을 하고,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광수는 조용한 자신이, 모델이었던 자신이 유쾌하고 발랄한 캐릭터로 받아들여지는 게 전혀 섭섭하지 않다고 했다. 190cm 껑충하게 큰 키도 오히려 캐릭터에 도움이 된다고, 처음부터 코믹한 모습으로 등장했으니 더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연기자로 발을 디딘 이광수는 '지붕킥'의 광수처럼 게으르지 않고, '동이'의 영달처럼 호들갑스럽지도 않다. 이제 스물 다섯의 신인배우인 그에게는 본 모습을 보여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키가 정말 훤칠하다. 모델 출신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더라. 섭섭하진 않나?

▶개인적으로는 더 좋다. 더 친근할 수 있을 것 같고. 처음부터 '모델 출신의 누구' 그랬으면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지 않나. 처음부터 코믹하게 등장해 여러가지를 한다면 장점이 될 것 같다. 모델 때도 꽃미남 모델은 아니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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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광수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유동일 기자 eddie@
-'쇼' 광고로 처음 등장할 때부터 좀 충격이었다. 한 눈에 띄는 머리 모양이며 수염 때문에.

▶광고 때문에 자른 건 아니다. 원래 머리 바꾸는 걸 좋아해서 이 머리도 하고 저 머리도 하고 그랬는데 마침 그 머리로 오디션을 갔더니 캐릭터에 잘 어울린다고 써 주셨다. 원래 촬영에는 제가 굉장히 뒤에 있었는데 '이상하다'고 앞으로 나오라고 하셔서 크게 나왔다.

-수염을 잘랐다고 '동이'에서 못 알아보는 분도 있더라.

▶나도 어색하다. 촬영장 가서 갑자기 잘랐다. 수염 기르고 하는 줄 알았는데, 잘라야 한다고 하셔서. 마음의 준비가 없었는데, 오히려 그렇게 하니까 고민없이 편하게 자른 것 같다. 있다가 없으니까 심심해 보이긴 한다. 어차피 언젠가 잘라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못 먹은 거다. 평생 수염으로 연기할 순 없으니까, 다행이다.

-아직도 '지붕킥' 광수의 여운이 남은 탓이다. 광수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해봤나?

▶끝에 만화방에 취직을 했었는데, 크게 성공하진 않았을 것 같다. 말로만 가수가 되고싶다 했지 노력하는 장면은 크게 없었다. 그냥 그렇게 외롭게 옛날 생각하면서 살았을 것 같다. 인생역전 하려고 노력하는 타입도 아니고. 쓸쓸할 것 같다.

-이광수로선 그런 광수가 어땠나.

▶아무래도 광수보다 저는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광수보다야 노력도 하는 것 같고.(웃음) 광수가 그 생활에 안주하는 건 조금 아쉬웠다. 무시받으면서도 또 거기에 적응해서 신세한탄만 하는 게 답답하고.

-광수와 '동이'의 영달을 비교하자면?

▶제일 큰 차이는 직업이 생겼다는 것? 신분 자체가 다르다. 광수는 불쌍하고 민폐형에 주위에서도 싫어하는 민폐형이다. 어떻게 보이면 거의 바닥이었는데, 영달이는 궁에서 일하는 악공이고 비단옷 입고 비싼 악기를 다룬다. 거느리는 사람도 있다. 둘 다 밝은 캐릭터긴 한데 광수는 어리바리 생각 없이 말을 뱉고, 영달이는 그보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오지랖 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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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광수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유동일 기자 eddie@
-평소 조용한 편인데, 그런 역할 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나.

▶가끔. 두 사람은 어떤 걸 해도 용서가 되지 않나. 평소엔 소리도 크게 내지 않고, 생각을 많이 하고 이야기하는 편인데 아무래도 실수도 하게 된다. 그런데 두 사람은 실수를 해도 '원래 그래' 하면서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 않나. 그런 점은 부럽다. 기대하는 게 없으니 실망하지도 않고. 편하게 사는 거랄까.

-시트콤을 거쳐 정극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시트콤을 하면서 배운 게 참 많다. '그 분이 오신다'와 '지붕킥'을 하면서 배운 게 다른데, 앞에선 애드리브를 하거나 오버를 하는 방법을 배웠고, '지붕킥'에선 대본에 꼭 맞게 움직이며 연기하는 법을 배웠다. 다른 스타일을 배웠다는 게 제게는 큰 복이다. 김병욱 감독님과 한 다음 이병훈 감독님이랑 하다니 운이 참 좋다. '동이' 땐 더 발전한 연기를 하고 싶다.

-다른 성격의 연기를 하고픈 욕심은 없나?

▶코미디 말고 다른 역할들도 해보고 싶다. '동이' 첫 회 때는 생각도 깊이 하고 훈훈하게 하려고 했다가 혼나기도 했다.(웃음) 밝고 자유롭게 해보라고 감독님도 매일 칭찬만 하시고 배려를 해 주신다. 함께 하시는 선생님들께도 그렇게 당부를 하셨을 정도다. 이번엔 그렇게 잘 해야지. 기회가 된다면 악역을 해보고 싶다. '추격자'의 하정우 같은 정말 나쁜 사람.

-모델로서 장점이었던 큰 키가 혹시 연기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하지는 않나.

▶가끔 불편하긴 하지만 그에 대한 걱정은 없다. 적응하면 된다. 키가 커서 다리를 벌리고 촬영하는 때가 많다. 배경 가린다고 숙이고 있을 때도 많고. 이젠 적응이 돼 간다. 구부정하게 다니는 게 캐릭터에도 잘 맞을 정도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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