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소영 "부영공주라더니 이젠 박카스女래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0.04.30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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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영 ⓒ이동훈 기자 photoguy@


임소영은 몰라도 '주몽'의 부영공주는 안다. 임소영은 몰라도 박카스 광고의 뽀뽀녀는 안다. 한때 소영이라는 이름을 부영으로 고칠까 고민도 했다는 그녀, 임소영을 만났다.

170cm의 늘씬한 키와 환한 웃음이 눈에 띄는 그녀. '주몽'의 부영공주로 주목받았지만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임소영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녀는 그간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가만가만 풀어놓으며 복귀의 의지를 다졌다. 임소영은 담백하고 솔직했으며, 생기가 넘쳤다. 상큼한 미소는 역시 피로회복제 못지않았다.


-오랜만이다. 요즘엔 어떻게 지내나.

▶요즘 살을 찌우면서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꾸준히 영화며 드라마 보고, 헬스도 계속 하고. TV를 보면서 '쟤는 나보다 한 시간 더 뛰었을 거야' 하면서 악에 받혀 뛰고 그런다.

-가만있자, 살을 찌운다고?


▶'주몽' 때도 살을 찌웠다. 그때는 지금보다 7∼8kg 더 많이 나갔다. 감독님이 부영 자체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셔 하루에 4끼씩, 매일 고기를 먹었다. 몸이야 한복에 가려서 안 보였으니까.(웃음) 고민도 있다. 화면에선 표준 체격인 게 적당하게 나오는데, 사진을 찍으면 부해 보인다. 내가 내 사진을 보면서 '저 어머님은 누구신가' 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사진에 예뻐 보이게 살을 빼면 영상에는 '없어' 보인다. 지금은 한 중간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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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영 ⓒ이동훈 기자 photoguy@


-공백기 동안 성형수술의 유혹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상담은 많이 받았다. 저도 욕심이 난다. 코 세우고, 눈 찢고 해서 저도 예뻐지고 싶다. 공백기를 갖다 오랜만에 나오면서 이런 내 모습을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수술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지 않나. 건강하고 꾸미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었다. 무엇보다 나를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왜 연기를 쉬었던 건지.

▶'주몽' 이후 부담이 컸다. 연기력 논란도 있었고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그런데 2007년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셨다.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당시 찍던 뮤직비디오 재촬영이 있어서 3일 후에 촬영에 나가야 했다. 얼굴 부을까봐 제대로 울지도 못했다. 며칠 뒤엔 모 예능 토크쇼에까지 나갔는데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됐다.

-어쩌다 그렇게까지.

▶일정이 잡혀 있었고, 나는 JYP 연기자 대표로 출연하게 됐다. 중국에 유학 간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아버지 이야기가 나왔는데, 도저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대표로 나와 내가 녹화를 망칠 순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버지 이야기도 회사 식구들 몇몇 말고는 모를 때였다. 부들부들 떨면서 한참을 있었는데, 그냥 편집이 됐다. 그땐 악플에 한창 시달리기도 했고, 동정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말하고 싶지 않았다. 정체성 혼란을 겼었던 것 같다. 작년 한 해에는 정말 힘들었다. '다 그만 둘까'부터 시작해서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어떻게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했나.

▶나의 가장 큰 무기가 즐겁게 즐기며 일하는 거였는데, 그걸 잃어버리니까 모든 게 들쭉날쭉해지고, 불안해지는 거다. 그래서 다시 시작할 땐 더 책임감 있게 가야 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고민끝에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기분으로 시작했다. 아버지께서 생전에 하셨던 말씀도 다시 되새겼다.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손잡고 즐거운 일 하기에도 아까운 시간 아니냐고 늘 말씀하셨다. 그 마음으로 힘을 냈다.

-쉬어보니 연기의 소중함을 더 깊이 다가오겠다.

▶의미도 달라지고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힘든 시기를 겪고 많은 일을 경험하고 나니 인생을 더 공부했다는 느낌이다. 분명 그런 경험과 느낌이 나의 연기를 다르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더 좋은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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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영 ⓒ이동훈 기자 photoguy@


-'내 뽀뽀 한방이면' 하고 까르르 웃는 박카스 CF가 화제다.

▶평상시 원래 잘 웃고 까불고 엉뚱한 데가 있다. 원래 제 모습과 가깝다. 촬영 때 웃는 것만 60번은 한 것 같다. 감독님께서 신경써서 잘 찍어주셨다. 인사드리러 가야되는데…. 60번을 웃고 나니 지칠 만도 한데 기분이 좋아지더라. 그런 밝은 게 저의 매력인 것 같다.

-작품이 바뀔 때마다 정말 몰라보겠다.

▶예전에도 사진마다 달라 보이게 나와서 말이 많았다. 예전에는 항상 '부영이 부영이' 했는데, 이젠 박카스가 됐다. 예전 '주몽' 때는 사람들이 소영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고 '아 부영이' 그러곤 했다. 그땐 정말 이름을 '임부영'이라고 바꿀까 고민도 했다.

-원래도 애교만점?

▶기분에 따라 다르다. 어디선 무뚝뚝하다고 하는데 사실은 애교가 많다. 나를 확 드러내지 못해서 무뚝뚝한 척 하지, 친구들 말로는 애교가 많단다. 요즘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이시영 분), '개인의 탄생'의 박개인(손예진 분)을 보면 빙의된 것 같다고 친구들이 그런다.(웃음)

-다시 용기를 내 돌아왔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고현정 선배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선덕여왕'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울 앞에서 고현정 선배가 하는 걸 따라해 보면서 정말 대단한 배우라는 걸 느꼈다. 아무것도 안 움직이고 이야기를 하는데, 근육 하나하나 보이면서 완전히 몰입이 되더라. 아직은 그런 카리스마가 제게 없지만, 언젠가는 보는 이들을 한 방에 흡수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하면 임소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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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영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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