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검찰 스폰서 문화는 고질적 병폐"

'검사와 스폰서' 2편 방송

류철호 기자 / 입력 : 2010.06.09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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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고질적인 스폰서 문화를 폭로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MBC PD수첩이 8일 '검사와 스폰서' 2편을 방송했다.

제작진은 이번 후속편에서 서울 강남지역 고급 유흥업소 종업원 등의 증언을 토대로 검사와 검찰 수사관들이 변호사와 사건 관계인 등으로부터 향응을 받아 온 실태를 고발했다.


제작진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검 수사관 등에 대한 대검찰청의 감찰자료를 확보해 공개했다. 제작진은 이들이 지난해 서울시내 유흥업소에서 성 접대를 포함한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진정이 접수돼 감찰 대상에 올랐으며 성매매를 했다는 유흥업소 여종업원의 진정이 있었지만 대검 감찰부는 증인조사도 없이 '증거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PD수첩은 전직 범죄예방위원회(이하 범방위) 위원을 인터뷰해 범방위와 검찰의 잘못된 스폰서 관행도 꼬집었다. 방송에 출연한 전직 범방위원 A씨는 과거 범방위가 검찰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며 90년대 후반 관행적으로 검사들에게 명절이나 휴가 때마다 떡값을 상납해왔고 골프와 유흥업소 접대를 했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 범방위원은 제주지역의 경우 1주일에 200만∼300만원을 검사 접대비로 쓰고 해외에서까지 성 접대 등 향응 제공이 이뤄져왔으며 제주지역을 찾는 검사들도 접대 대상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한석탄공사 협력 업체 간부였던 B씨가 춘천지검 강릉지청 C계장에게 2004년부터 골프와 성 접대를 했다는 내용을 폭로하고 검찰에 고발이 제기됐으나 C계장은 징계를 전혀 받지 않았다며 사건 처리 과정에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PD수첩은 지난 4월20일 방송된 '검사와 스폰서' 1편에서 경남지역 건설업자 정모씨가 1984년부터 무려 25년간 부산과 경남지역 검사 100여명에게 이른바 '떡값'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내용과 접대 대상 검사 57명의 명단이 적힌 '접대리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 방송에 대해 대검찰청 조은석 대변인은 "특정 검사나 직원 개인의 일탈행위를 특정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마치 검찰 조직 전체의 문제인 것처럼 보도한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송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스폰서 검사' 의혹을 조사해 온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는 9일 오전 서울고검 중회의실에서 규명위 위원들과 채동욱 검찰 진상조사단장(대전고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지막 7차 회의를 열고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규명위는 그동안의 조사결과를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하고 접대 사실이 드러난 검사 20명에 대한 징계를 김준규 검찰총장에게 건의할 방침이다. 징계 대상에는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고위 간부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규명위는 징계 건의와 함께 검찰 인사제도 개선안과 감찰권 확립 방안 등 검찰 개혁안을 검찰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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