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21세기 1인자 MC'의 조건을 갖추다②

김겨울 기자 / 입력 : 2010.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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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무한도전' 사진들


그렇게 유재석은 예능 MC로서 자리를 쌓아갔다. 그는 '서세원쇼'에서 고정 MC로 자리 잡은 후, 더욱 존재감은 커져갔다. 유재석은 당시 쌓아온 내공으로 후에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KBS2TV '해피투게더'와 같은 프로그램의 성공을 이끌었다.

한편 '서세원쇼' 이후 유재석은 KBS2TV '슈퍼TV일요일은 즐거워'에서 이휘재 강병규 강호동 등과 함께 '공포의 꿍꿍따' 코너를 맡았다. '공포의 꿍꿍따'는 게임과 함께 4명의 MC들의 사생활 폭로가 적절하게 배합된 토크쇼 형식을 띄는 코너였다.


유재석은 여기서 깐죽깐죽하면서도 매번 벌칙을 도맡는 메뚜기 캐릭터로 호감을 쌓아갔다. 유재석이 호감형 MC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캐릭터의 영향이 컸다. 차츰 집단 MC 체제에서 자리매김 해가던 유재석은 2002년 MBC '목표달성 토요일-동거동락' 코너를 통해 메인 MC 자리를 차지했다.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MC로서 진행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발 물러서서 게스트들과 호흡할 수 있는 배려형 MC로서 스타일을 굳혀갔다. 이를 통해 자신과 잘 맞는 성향의 프로그램을 배워갔을 뿐 아니라, 자신의 진행 스타일도 더욱 공고하게 만든 기반이 됐다.

이후 유재석은 2005년 4월, MBC '토요일'의 권석 PD와 손을 잡게 됐다. 권석 PD는 '유재석이 어떤 프로그램과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집단 MC형 버라이어티가 맞다고 판단, 맡긴 프로그램이 바로 '무한도전'이다.


유재석은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만든 권석 PD를 믿고, '무한도전' 캐스팅에 주저없이 "OK"를 했다.

권석 PD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유재석은 트렌드를 잘 만난 예능 MC다. 1인 MC 토크쇼에서 집단 체제로 넘어오고,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넘어오는 시점에서 유재석은 매우 적합한 MC로 성장해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들이 손을 잡자, 프로그램 제작은 급물살을 탔다. 노홍철과 정형돈이 합류하고, 여러 차례 고정 게스트들이 바뀌었다. 표영호, 이정, 김성수, 이병진, 조혜련 등이 합류하고 빠지길 여러 차례, 현재 유재석과 명콤비를 이루는 박명수 역시 4회에 들어왔다가 중간에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빠지고, 다시 복귀한 경우다.

이처럼 '무한도전'의 초기는 고전을 거듭했다. 당시 도전도 무모했다. '황소 끌기', '개와 수영 대결', '지하철과 달리기 대결', '목욕탕 물 퍼내기' 등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시청자들은 "전파 낭비다", "무슨 그 따위 도전을 하냐' 등 불만도 많이 했지만, 유재석과 권석 PD 콤비는 꾸준히 거듭했다. 그러던 중 권석 PD가 타 프로그램으로 발령이 나고, '무한도전'은 폐지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무한도전'의 조연출을 맡았던 김태호 PD가 자신이 해보겠다고 나섰고, 생존할 수 있었다. 이 후 유재석과 김태호 PD는 박명수와 정준하, 하하까지 포함된 '무한도전' 6명의 멤버들과 의기투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난 6년 동안 '무한도전'은 댄스 스포츠와 전국 체전, 봅슬레이, 복싱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연말 콘서트와 달력 프로젝트, 벼농사 프로젝트 등 기부 문화에도 앞장섰다. 그야말로 예능 프로그램의 바이블로 군림하게 됐다. '무한도전'의 성공에 말미암아 주말 예능 프로그램은 집단 MC체제의 리얼 버라이어티 코너로 채워졌다.

또 유재석의 '무한도전'에서의 MC로서 역할은 SBS '일요일이 좋다- X맨'이나 SBS '패밀리가 떴다'의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김태호 PD는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에 "유재석은 최고의 MC다. 유재석이 '무한도전'을 잘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믿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다른 PD들 역시 "유재석은 프로그램을 위해 장시간 녹화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배려형 MC인 그 덕분에 게스트들이 선호하는 MC이자, 다른 팀원들도 그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것"이라며 "유재석은 이제 단순한 출연진이 아닌 제작진의 역할까지 겸한 캐릭터 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울렁증에 메뚜기 탈을 쓰고 둘리 춤을 췄던 그가 진정한 1인자 MC로 인정받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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