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00' PD "강수정 우승 순간, 솔직히 허탈"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10.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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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100'의 진행자 손범수 <사진=KBS>


"정답입니다!"

TV 퀴즈프로그램 '최후의 순간'은 긴장과 환희 또는 안타까움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마지막 한 문제를 남기고 수천만 원의 상금이 걸려있는 상황은, 굳이 도전자가 아니더라도 보는 이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게 사실.


하지만 도전자, 시청자 외 또 마음을 졸이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제작진이다. 우승의 순간, PD들의 마음은 어떨까.

지난 10일 강수정 전 KBS 아나운서가 KBS 2TV 퀴즈프로그램 '1대100'에서 마지막 문제를 맞혀 우승자가 됐다. 3개월 만에 나온 이 프로그램 12번째 우승자다. 강수정은 5000만 원의 상금 중 세금을 제외하고 4700여만을 손에 쥐게 됐다. 이 순간 연출자 고민구PD는 허탈함을 느끼고 있었다.

고PD는 "강수정씨가 마지막 문제를 맞힌 순간 허탈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금 때문이 아니다. 고PD는 "퀴즈프로그램 같은 경우, 결국은 문제를 내는 제작진과 도전자간의 대결이다. 우승자가 탄생했다는 것은 제작진이 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수정의 우승 순간에 대해 고PD는 "'1대100'은 100인의 도전자가 모두 틀리고, 도전자 1인이 맞히면 문제가 남아도 우승하는 방식"이라며 "도전자는 모르지만 제작진은 100인 쪽에서 문제를 맞혔는지 여부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감이 더하다"고 말했다.

고PD에 따르면 이날 강수정의 도전에서 마지막 문제 때 100인 쪽은 모두 탈락했다. 하지만 강수정은 보기를 보자마다 순식간에 정답을 골라버렸다고.

'제작비'에 대한 고민을 더 하기도 한다. 현재는 폐지됐지만 모 방송사 한 퀴즈프로그램의 경우는 제작비 문제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출연자들이 많았고 이에 제작비 부담이 컸지만 광고가 붙지 않아 고충이 컸던 것.

하지만 도전자의 승부욕과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 우승 상금을 대폭 인상했다. 하지만 우승자가 곧 나왔고, 제작진으로서는 또 다른 형태의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당시PD는 "호기롭게 상금을 올리자마자 우승자가 탄생, 아찔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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