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는 왜 외면 받았나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0.12.0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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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수목극 '도망자 PlanB'가 지난 8일 20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도망자'는 상반기 최고 히트작 '추노'의 곽정환PD-천성일 작가 콤비가 다시 뭉치고, '월드스타' 비가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일본, 중국, 필리핀 등을 넘나드는 블록버스터급 해외 로케도 또 다른 볼거리로서 관심을 모았다. 전작인 '제빵왕 김탁구'가 50% 가까운 시청률로 종영, '후광효과'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뚜껑을 연 '도망자'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도망자'는 왜 외면 받았을까.

'도망자'는 지난 9월 29일 첫 회부터 앞서 2달간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각지를 돌며 촬영한 화면들을 내보냈다. 비, 이정진 등의 액션신과 이국적인 장면들이 뒤섞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첫 회 시청률은 20.7%(AGB닐슨).


하지만 눈에 보이는 즐거움과 달리 드라마 자체의 스토리 전개에서는 시청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한정된 시간에 너무 많은 모습들을 담으려 하다 보니 정작 '이야기'면에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구하기 힘들었던 것.

전작 '제빵왕 김탁구'의 50% 육박하는 시청률이 드라마 주 시청층인 40대 이상 여성 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도망자'는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정도로 '휙휙' 지나가며 '외국 모습'을 보여준다는 느낌 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결국 '도망자'는 첫 회 시청률을 지키지 못하고 이후 계속 하락, 뒤 이어 시작한 SBS '대물'에 덜미를 잡히고 만다.

부랴부랴 심각성을 눈치 챈 제작진이 6부 이후부터 스토리 라인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청자들의 눈을 다시 돌리기에는 늦은 감이 있었다.

'도망자'의 또 다른 부진 이유는 곽정환-천성일 콤비가 전작 '추노'에서 보여줬던 캐릭터 살리기가 '도망자'에서는 잘 이뤄지지 않은데도 있다.

'추노'에서 장혁, 오지호, 이다해 등 주연배우 외에 성동일, 이종혁 등이 '미친 존재감'으로 살아난 반면, '도망자'에서는 주연배우조차 과연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했는지는 의문이다.

시청자들로서는 '몰입'하고 쭉 봐야할 대상이 없었던 셈이다.

해외 수출을 염두에 뒀겠지만 필요 이상으로 과해보이는 영어 대사와 이에 따른 자막 등도 편안하게 안방극장을 즐기고 싶은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함'으로 작용했다.

'도망자'는 8일 마지막회 시청률 12.7%를 기록했다. 평균시청률(총 20회)은 13.6%, 최고시청률은 첫 방송이 기록한 20.7%였다. '용두사미'로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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