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금 "'시가' 덕분에 미친존재감 됐어요"

배선영 기자 / 입력 : 2010.12.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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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배우 박준금이 컴백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박준금은 현재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는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에 출연 중이다. 그가 맡은 역은 주인공 김주원(현빈 분) 사장의 어머니.


김주원과 길라임(하지원 분)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가난한 며느리가 못마땅한 문분홍 여사(박준금 분)의 불만은 커져간다. 결국 길라임과 문분홍 여사 사이 갈등도 골이 깊어지기만 할 뿐.

그러고 보니, 박준금은 바로 전 작품 '세 자매' 에서도 얄미운 시어머니를 연기했다.

데뷔 작품(1982년작, '순애')부터 주연을 꿰찬 그녀가 결혼과 이혼 후, 다시 컴백하면서 누군가의 엄마 역을 하는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없을까?


"엄마 역을 해도 같은 엄마를 연기하지 않기 위해 항상 고민스럽다. 작품을 만날 때 마다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목소리 색깔을 내 나름대로 바꾸고, 전에 연기한 엄마와는 또 다른 엄마를 표현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많이 한다. '시크릿가든'에서도 아들에게 악을 쓰고 사랑에 반대하지만, 아들에 대한 마음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엄마의 타당성을 주고 싶었다. '엄마라면 저럴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깊은 이야기를 해야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시크릿가든' 속 박준금의 표정 연기는 인상에 깊게 남았다.

길라임과 몸이 바뀌었던 김주원이 속옷을 빨아 위층에 걸어놓는 등, 이상한 행동을 계속 하자 엄마로서 걱정하는 표정이 그 차갑고 도도한 문분홍 여사의 얼굴을 언뜻 스쳐간 대목이었다.

박준금은 실제 엄마로서의 감정을 연기하기 위해 늘 조카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아이를 실제 낳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절절한 사랑을 피부로 접해본 것이 아니지 않나. 그래도 몰입하려면 대상이 필요하다. 조카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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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경희대 무용과 출신인 박준금은 1982년 KBS 드라마 '순애'로 데뷔작부터 여주인공을 연기했다. 원래 주인공 순애를 연기했던 여배우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하면서, 신인 박준금이 발탁된 것. 갑작스러운 데뷔였지만 박준금은 '보통사람들' '토지' 등 여러 작품에서 활발히 연기하며, 80년대 안방극장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90년대 초, 박준금은 결혼과 함께 홀연히 브라운관을 떠났다. 당시를 돌이킨 그는 "안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이를 가지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활동을 못 하게 됐다. 하지만 마음 저 깊은 곳에서는 언젠가는 돌아갈 곳이라는 생각을 늘 했다"고 털어놓았다.

운명처럼 시작된 연예계 생활은 결혼 이후 잠깐 중단됐지만 숙명처럼 그녀를 휘감았다. 2006년 그녀는 다시 복귀를 했고 뒤이어 이혼 사실이 알려졌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모했다. 그때는 하던 일이고 또 내가 사랑하는 일이었기에 시작했는데, 요즘은 촬영이 끝나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을 한다. 많은 배우들이 이름도 없이 그냥 사라지고 마는데, 나는 어떤 무모한 자신감으로 그런 결정을 하게 됐을까. 행운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배우로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이 참 감사하다."

"작년부터 '시크릿가든' 까지 쉬지 않고 6편을 릴레이로 작업하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하다. 사실 배우는 은퇴가 없다. 관계자들이 불러주지 않으면 은퇴를 하게 되는 것인데, 복귀 이후 6년 동안 마라톤 하듯 쉬지 않고 일을 한 것에 감사하다. 나 역시 최선을 다 했던 것 같다."

이제 그녀 연기 인생에 소중한 꿈은 중년의 로맨스를 연기해보는 것. "평생의 로망이다. 어려서는 주인공도 많이 해봤다. 그러나 내 나이가 되면 드라마 속 주인공은 늘 아이들이지 어른들은 없다. 우리 이야기, 항상 하고 싶지."

"그래도 '시크릿가든' 덕분에 미친 존재감이라는 소리도 들어보고, 배우로서 너무 행복하다. 어느 작품 할 때보다도 뿌듯하다. 많이 사랑해주시니까 그런 것 같다."

문분홍 여사의 독기어린 표정은 싹 가시고, 연기 속에서 한 때는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또 중년을 넘은 지금도 여전히 행복한 배우 박준금이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여전하다. 배우로 살다 배우로 죽고 싶다. 외골수라 일을 하기 시작하면 일 밖에 모른다, 또 사랑을 하면 사랑 밖에 모르는 사람이기도 하지. 물론 사랑도 내게 중요하다. 배우가 사랑이란 감정 없이 어떻게 연기를 하나. 다만 인연이 있어야 만나는 거니까... 지금은 어떤 분야에서 독보적인 배우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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