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의 '무도' vs 유재석의 '1박'

2011 TV 가능한 상상들-'무도'·'1박2일' 스위치!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0.12.2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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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주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1박2일'. TV를 벗어나 각기 토요일과 일요일을 상징하는 하나의 고유 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길을 걷다 아무나 붙잡고 "무한~"을 외치면 "도전!"이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며, 멤버들이 "1박"이라고 운을 떼면 브이를 그리며 "2일!"이라고 대답하는 방송 속 국민들의 모습도 익숙하다.

리얼 예능의 원조로 꼽히는 '무한도전'은 브랜드로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을 정도로 단단히 뿌리 내렸다. '1박2일'도 야생 리얼 버라이어티로 특히 출연자들은 프로그램과 일심동체를 이루며 각자가 예능 아이콘이 된 지 오래다. 방송을 통해 '거성, '쩌리짱', '미친 존재감', '허당', '은초딩' 등 캐릭터를 구축했으며 이들 외의 인물이 방송을 이끈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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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이 뒤바뀐다면 어떤 모습일까. 만약 유재석이 아닌 강호동이 '무한도전'을 진행한다면? 또 유재석과 박명수가 '1박2일'에서 야생을 체험한다면 과연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이 흘러 갈 것인가.

신년을 맞아, 그간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지상파 대표 주말 예능 MBC '무한도전'과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주역들을 바꿔보는 상상을 한 번 해 보자.

'무한도전' 에피소드들의 특징은 눈썰미와 추리로 두뇌싸움을 벌이는 한편 배신을 거듭하며 반전을 거듭하는 것. '여드름 브레이크',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등의 특집에서 이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난다. 또 '도전! 달력모델'이나 '나비효과', 비빔밥 광고 등 공익적인 내용을 다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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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의 경우 두뇌싸움보다는 식사, 실내 취침과 같이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몸으로 부딪히는 야생 버라이어티. 계절마다 떠나는 혹서기 혹한기 캠프, 그야말로 고생을 사서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유재석과 정형돈이 경찰로 나서고 나머지 멤버들이 탈옥수로 분해 숨겨진 300만원을 찾아 헤매던 '여드름 브레이크'. 만약 '1박2일'이라면 강호동과 이승기가 형사로 나서고, 이수근 은지원 김종민이 범인으로 나설 법 하다.

도우미로 나서던 길 대신 김C가 등장해 돈과 차 키를 주고 이동할 장소를 일러 줄 것이다. 이때 들이닥친 형사들. 김종민은 1대 뿐인 차를 타고 도주를 시도하겠지만, 방송분량이 걱정돼 다시 돌아와 이수근을 태워주지 않을까. 그는 이미 강원도에서 차를 타고 혼자 도망가다 뼈저린 후회를 한 바 있다.

'천재' 은지원은 김C가 준 돈으로 택시를 잡아타고 이들보다 한 발 앞서 다음 장소에 도착할 것이다. 당시 특집에서 희대의 사기꾼에 등극했던 노홍철을 대신할 인물로 앞잡이 이수근이 가능성 높아 보인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자랑스럽게 올려진 한국의 비빔밥 광고. 만약 '1박2일' 멤버들이 뉴욕에 갔다면 어떨까. 저녁으로 나온 비빔밥 고명을 하나씩 걸고 게임을 하다 결국 밥과 고추장이 남기 십상이다. 아마도 강호동이 나서 협상을 시도하려 들겠지만, 김태호 PD는 이들의 요구에 쉽게 응해줄지. 해외파인 은지원은 영어 덕분에 고생했던 '무한도전'보다 쉽게 미션에 접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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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혹한기 캠프를 떠난 무도팀을 상상해보자. 까나리 액젓을 먹이려고 한다면 제작진에게 먹어 보라고 들이밀 것 같은 박명수의 모습이 훤하다. 추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이미 김상덕씨를 찾기 위해 알래스카까지 다녀오지 않았던가. 눈밭에서 맨발로 게임을 하던 멤버들은 이미 단련돼 있을 것.

그러나 배고픔은 얘기가 다르다. '식신' 정준하와 정형돈이 운이 나쁘면 하루 한 끼 식사도 어려운 '1박2일'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때문에 아침밥을 먹기 위한 기상미션에서 피 튀기는 경쟁이 벌어질지도.

배고픈 멤버들은 기내식을 먹기 위해 나영석 PD가 내는 퀴즈를 풀어야 할 것이다. 이런, 미국의 수도를 묻는 질문은 제외하자. '1박2일'멤버들처럼 "뉴욕"이라고 답하리라 얕봤다간, 멤버들의 '썩소'를 보게 될 것 같다.

'1박2일'은 보통은 빨리 목적지까지 찾아가기 위해 주로 팀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배신의 아이콘들이 모인 '무한도전'팀에게는 1인 대결이 적합하다. 대신 선착순으로 야외취침을 면제해줘야겠다. 멤버들 바꾸려니 상상 속 방송도 점점 까다로워진다.

프로그램이 멤버들에게 적합했던 걸까. 아니면 멤버들이 프로그램을 이끈 것일까. 아무튼 '무한도전'에는 서로 믿지 못하고 아옹다옹하는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정준하, 정형돈, 하하, 길이 어울린다. '1박2일'에는 막무가내식 유머와 우기기가 있는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김종민이 적합하다.

내년에도 '무한도전'과 '1박2일'을 비롯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들이 또 어떤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할지, 어떤 새로운 개그로 웃음을 선사할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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