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기수 "무죄는 당연한 결과, 웃을 수 있을까"③

분당(경기)=김수진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04.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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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기수가 20일 오후 법원의 선고 직후 스타뉴스와 만나 심경을 밝히고 있다 ⓒ분당(경기)=홍봉진 기자


(①편에서 계속)

남자 강제추행 혐의는 무죄. 김기수는 20일 스타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무죄가 입증됐지만, 잃은 게 너무 많다. 소송이전에 루머는 한 언론매체를 통해 이니셜로 보도됐다. 네티즌들은 단박에 김기수를 떠올렸다. 김기수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그의 주된 수입원인 방송가 안팎에서 이미 그는 '동성애자', '남자 강제성추행범'이 되어있었다.

1년간 소송이 진행됐다. 생활형 연예인인 그는 그간 수입이 '0'이었다. 출연을 앞둔 예능 및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출연을 취소당했다. 출연한 드라마에서는 편집됐다. "김기수씨 미안해요. 루머 때문에"라는 이유와 함께.

"알게 모르게 피해가 굉장히 많았다. 공연계, 방송계에선 출연을 거부당했다. 유일한 수입원인 내 이름을 걸고 론칭한 의류사업에도 타격은 컸다. '게이가 파는 옷을 입으면 게이다'는 왜곡된 시선으로 번창하던 의류사업도 쇠퇴일로를 걸었다. 당시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진출 계획도 거의 마무리단계였지만 좌절됐다. 그러는 사이 쇼핑몰 매출도 점점 떨어졌다. 1년 사이 너무 힘들었다."


그는 선고 공판을 앞두고 최근 쇼핑몰 '김기수닷컴'을 폐쇄했다. 살을 도려내는 심정이었다. 쇼핑몰 폐쇄로 인한 피해액만 해도 어림잡아 4~5억원에 이르렀다.

무죄를 입증 받고 법정을 나오며 그는 미소를 머금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었을 터.

김기수는 소송 사건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당시 여자친구에게 일방적인 결별 통보를 받았다. 그간 김기수를 곁에서 지켜보던 어머니는 몸져눕기도 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그는 어머니와 누나에게 전화로 이를 알렸다. 어머니와 누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무죄가 입증됐지만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다. 잃은 게 너무 많다. 돌아가고 싶다. 진짜 나의 마음이다. 지금까지 내가 쌓은 명성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번 사건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텐데…. 지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는 자신을 고소하고, 명예와 재산을 빼앗아간 예전 '동생들'을 용서했다고 했다. 심정적으로는 빨리 맞고소를 해서 그들을 응징하고 싶지만 "얼마나 힘들었으면 없는 죄를 만들어 돈을 요구했을까"라고 생각했다.

한때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던 그가 과연 씻을 수 없는 상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③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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