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커는 왜 머리를 잘랐나, MBC스페셜 진한 여운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07.0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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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부활' 당시의 이승철과 김태원, '백두산' 당시의 유현상과 김도균, '시나위' 당시의 임재범과 신대철 <사진=MBC스페셜 '나는 록의 전설이다' 중>


로커는 왜 머리를 잘랐나.

지난 8일 방송된 'MBC 스페셜' '나는 록의 전설이다'(연출 유해진)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날 '나는 록의 전설이다'는 시나위와 부활, 백두산 등 1980년대 짧은 록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록그룹들과 멤버들의 변화, 그리고 지금의 이야기를 인터뷰와 함께 그려냈다.


이날 방송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모았던 것은 이들의 화려했던 전성시대가 아니라 그 이후였다. 록그룹의 시대가 지난 뒤, 보컬들은 머리를 자르고 록이 아닌 다른 장르의 가수로 솔로 데뷔, 가수로서의 명맥을 이었다. 당시 '로커가 머리를 자르고 보컬로 데뷔하면 성공한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고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부활의 보컬이었던 이승철은 1987년 솔로로 전향, 부활의 노래 '회상3'을 '마지막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바꿔 부르며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시나위 보컬이었던 김종서 또한 1991년 신인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역시 솔로로 데뷔했다.

시나위 활동 이후 백두산의 김도균과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활동했으며 돌아와 1990년 김도균과 함께 '아시아나'를 결성하며 분투했던 임재범 조차 1991년 '이 밤이 지나면'을 담은 솔로 앨범을 발표해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백두산의 보컬이었던 유현상 또한 그와 다르지 않았다. 당시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수영선수 최윤희와 깜짝 결혼식을 올렸던 유현상은 1992년 트로트 가수 '여자야'를 선보이며 충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는 "그 간극은 우리 역사상 가장 가혹한 변신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록그룹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타였던 보컬들은 저마다의 방식을 찾았지만 기타리스트들은 설 무대를 잃었다. 라이브 연주가 필요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기타리스트들은 찬밥 신세가 됐다.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시나위의 신대철, 부활의 김태원, 백두산의 김도균은 당시 어려웠던 시기를 회상하기도 했다. 신대철은 장르와 상관없이 음반 세션으로 활동하다 어느 순간 이를 중단했던 사연을, 김태원은 음악으로 어떤 관심도 끌지 못했던 당시의 고통을 털어놨다. 김도균은 "그 얘기를 하면 또 가슴이 아프다. 차마 못하겠다"며 애써 웃음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이야기", "당신들은 이시대의 진정한 로커", "솔로로 성공한 보컬들 뒤로 기타리스트들의 꿈과 열정을 다시 보게 됐다", "한국 록 파이팅"이라며 끝나지 않은 여운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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