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한예슬 '스파이명월'복귀, 현실적 불가능"(일문일답)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1.08.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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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예슬이 KBS 2TV 월화극 '스파이명월' 촬영을 거부하고 돌연 잠적한 것에 대해 KBS 측이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 등 관계자들은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주 5일 요구, CF 촬영 참석 등 한예슬씨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했음에도 살인적인 스케줄 운운하며 잠적한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한예슬의 복귀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지만 미국으로 출국 등 여러 여건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주인공 한명월 역 대신 다른 캐릭터를 넣을 수도 있지만, 이는 드라마 제목이나 취지상 맞지 않다고 본다"라며 "다른 배우를 대체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고영탁 드라마국장, 이강현EP, 정성효CP와의 일문일답


-새 여주인공은 언제 교체하나?

▶교체 일정은 입장 발표 이후 마땅한 배역을 찾은 이후 교체를 하도록 하겠다.

-방송 회수에 변경이 있나

▶처음부터 18회라고 결정된 상태다. 추석 전주에 종영을 하고 추석 이후에 새로운 드라마를 방송하도록 편성 스케줄을 잡았다.

-다음 주 방송은 지장이 없나

▶실제로 애로사항이 많다. 대체 배역을 제작사와 상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찾을 일정이다.

대본은 오늘 방송이 11회, 12~13회는 다음 주 방송이다. 문제는 여주인공을 어떻게 캐스팅하느냐에 따라 제작 일정이 맞춰질 것이다.

-배역 교체는?

▶불가피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동료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이런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현실적으로 대체 가능한 배우를 섭외할 일정이 남았다.

-쪽대본과 살인적 스케줄 안했다는 근거는?

▶기본적으로 이 드라마는 KBS의 미니시리즈 극본공모 당선작을 모태로 준비를 하다가 첫 원안과의 완성도 논의 시 작가가 교체됐다. 이게 첫 주이고 이후에는 모든 대본이 제본의 형태로 제공됐다.

다른 연기자들의 증언도 "작가 교체 이후에도 대본이 정상적으로 나와 촬영에 지장은 없었다"고 말했다.

보통 미니시리즈는 4~6회 촬영하고 하는데 이 드라마도 마찬가지였다. CF 촬영을 포함한 개인적인 일정은 최소 1회에서 많게는 2회까지 허용을 해줬다.

여타의 미니시리즈와 다르지 않게 살인적인 스케줄이나 쪽대본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법적 대응?

▶KBS와 이김프로덕션과의 계약을 통해서 이 작품을 방송하고 있다. 해당 연기자나 스태프는 이김프로덕션이 계약을 한 상태다. 특정 연기자의 돌발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법적 논의를 거쳐 제재를 거칠 것이다. 민형사상 조치는 해당 당사자에게 취해질 것이다.

-쪽대본이 아닌데도 대기시간이 길어진 이유는?

▶현재 제작진을 통해서 정상적인 촬영이 진행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7월 11일, 12일 2회 이후 7월 14일 이후 촬영장에서 무단이탈, 촬영거부, 수정요구 등 여러 조건이 있어서 그것들을 수용, 조정하느라 현장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이 외 연출의 미비 등으로 대기시간이 길어진 사례는 없었다.

드라마가 안정을 찾고 있다가 8월 10일 이후 한예슬의 입장과 스케줄 조율 문제가 빚어지다 이렇게 된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예슬이 촬영에 복귀하겠다고 한다면

▶한예슬 출국 전까지는 대화와 합의로 사태가 해결될 줄 알았다. 후에 이 드라마의 진행과정이나 마무리 후 동료 연기자들이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한예슬과 마지막 대화 시점은 언제인가?

▶한예슬씨 본인과 KBS 측이 통화를 한 것은 13일 오후였다. 그 이후 촬영현장에서 진행되는 것을 보고를 받았다. 별무리 없이 촬영을 진행되는 것을 받았다.

연출이 촬영장에 나올 경우 촬영을 거부하겠다는 것을 14일 제작사를 통해 보고를 받았다.

여러가지 경로로 협의를 시도했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15일과 16일에 복귀를 할 것이라고 저희에게 전화를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보도 이후에도 기획사 측에서는 "집에 있다", "어머니가 오시니 16일 낮 12시까지 복귀 시키겠다"고 말해 저희는 기다리고 있었다.

-한예슬과 마지막 접촉은?

▶(이강현EP)지난 12일 오전 제작사 대표가 연기자들을 격려하러간 상황에 한예슬끼가 방송사 측에 자신의 입장을 전하고 싶다고 해서 제작사 대표 휴대전화로 통화했다.

한예슬은 자신이 늦은 이유는 너무 피곤해서 알람을 못들은 것인데, 현장에 와보니 주인공을 '왕따'시킨다고 했다. 저는 세상의 어떤 연기자와 스태프들이 여주인공을 '왕따'시키겠나라며 아침 7시에 스탠바이인데 오후 4시에 나타나 '굿모닝'이라고 하는 것에 상당히 힘들게 느낀다고 말했다는 것 등을 감안했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즐겁게 일을 하고, KBS 간부들이 연출자 등에 전하고 있으니 하루, 하루 즐겁게 이겨나가자고 얘기했는데도 불구, 여러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 같다.

-연기자와 스태프 간 갈등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지는 않았나

▶(이강현EP)기본적으로 저희는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연기자-연기자, 연기자-제작진과 갈등이 발생할 때 내용이 무엇이며 당사자는 누구이며 어떻게 하면 해결될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청취를 하고 현장에 자율적으로 해결을 맡겨왔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런 선례에서 조절이 가능하고, 제작사를 통해 연기자와 소통이 되고 조치가 된 부분이 있어서 조치가 소홀했다는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

(정성효CP)한예슬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촬영일정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주5일을 요구했는데 요즘 실정에 어려운 일이다.

여주인공이 연기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배려를 많이 했다. CF 일정이 있다면 빼주고, 몸 개그를 하고 싶지 않으면 빼주고, 다른 배우와 연기하기 싫다면 빼주는 등 상당 부분 배려를 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왜 배려를 안해줬냐는 지적은 부당하다.

-대체 배역이라는 것은

▶대본이 11, 12회가 나왔다. 한예슬씨가 복귀를 했을 경우와 아닐 경우를 두고 작가와 상의를 했다. 사실상 복귀는 어렵다고 본다.

11회에서는 한예슬씨가 무단이탈하기 부분이 상당히 많이 담겨있다. 에릭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부분이 담겨있다. 한예슬씨가 촬영하지 못한 부분이 수정돼서 나간다.

다음주 12~13회에서는 다른 인물을 내세우거나, 동일한 명월을 다른 인물로 캐스팅하는 안이 있었는데 최종 결론은 내리지 않았지만 후자 쪽이 낫다고 판단한다.

'스파이명월'이기 때문에 명월이 빠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정해진 내용으로 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한예슬이 내일이라도 나온다면

▶한예슬씨가 현장에 복귀하는 시점을 계속 기다렸다. 일요일 밤까지만 복귀하면 월요일 방송이 가능하고, 월요일까지 복귀하면 화요일 방송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금은 월, 화 2개가 방송에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오늘 당장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만약 12회를 제작하는 시점에 복귀를 한다면 제작사와 상의해 그것이 최선이라면 선택하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12회가 다음 주 방송인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KBS측의 파악으로 한예슬이 촬영 거부를 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기본적으로 한예슬이 갖고 있는 캐릭터, 주변 어느 누구의 통제로 부터 자유롭고 싶은 측면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방송 2회를 보고나서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진 이후 제작 현장에서 이탈, 주5일 촬영 요구, 촬영 지연 참가 등이 나왔기 때문에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

-KBS의 향후 대응은?

▶제작사가 제작 책임을 진다고 해서 방송사가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예측을 뛰어 넘는 사태를 촉발시킨데 대해 제일 피해를 입은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

동료 연기자들이 이 무더위 속에서 고생을 했는데 고생의 상당 부분이 특정 연기자를 기다리는데 써서 동료 연기자와 스태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정상적으로 드라마가 진행되는 것은 힘들다고 보고, 파행을 최소화하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

배역 교체 등은 한예슬씨가 미국으로 출국할 것이라고 생각 못했기 때문이다. 연기자와 스태프들이 최선을 다해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

-드라마 제작 현장 개선 방안은?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 형태가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제작 편수가 많고, 방송 3사가 10시대 치열하게 경쟁하고, 우리나라만큼 드라마를 좋아하고, 드라마를 실제 생활에 연결시켜 생각하는 나라는 없다.

70분짜리 드라마를 2개씩 만드는 상황에서 이런 고질적인 문제는 시간을 들여 풀어 나가야할 것이라고 본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은 아니고,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무리 제작 현실이 쪽대본으로 나가고 살인적인 현실 속에서도 많은 연기자들이 묵묵히 임하고 있다. 물론 현장에서 불평도 한다.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 주말극이나 일일극에서는 문제가 별로 없는데, 치열한 경쟁을 하는 미니시리즈에서는 상황이 안 좋을 수 있다.

방송을 하는 연기자가 방송을 무단으로 펑크 내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다. 아무리 대한민국 제작현실이 힘들더라고 짚고 넘어가야할 상황이라고 본다. 비단 한예슬이 아니더라고 그 드라마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가 힘들었을 것이다. 더 힘들었을 수 있다.

현장에서 연출자와 치고 박고 싸울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이게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인 병폐인 쪽대본 문제와 물타기 식으로 희석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소재는 참신하고 생각했다. 출발 당시만 해도 기대가 컸다. 캐스팅 당시만 해도 감독이 매우 좋아한 배우였다. 1~2회 방송 당시만 해도 제작사와 연기자들이 감독에게 참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시청률이 나오고 나서 상황이 바뀌었다.

본의 아니게 이렇게 파행을 빚은 것에 드라마 책임자로서 죄송스럽다. 시청자와 약속인만큼 잘 마무리해서 결말을 좋게 끝내겠다. KBS는 부단히 노력해서 대한민국 드라마 콘텐츠를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 또한 대한민국 드라마 제작풍토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KBS가 앞장서 나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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