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향기', 불치병 소재 불구 팬심 잡은 이유

문연배 기자 / 입력 : 2011.08.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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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극 '여인의 향기'가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며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여인의 향기'는 극 초반 빠른 전개와 코믹한 장면들로 '로맨틱 코미디'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며 시선몰이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뻔한 이야기 전개가 아닌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여주인공 이연재(김선아 분)의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따라 삶과 사랑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선아가 이번 작품을 위해 10kg가 넘게 감량하는 투혼을 펼치고 있고 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돌아온 이동욱이 2년간의 공백 기간을 무색하게 할 만큼 열정을 선보이며 냉소적인 재벌 2세역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이같은 인기요인 때문에 이 드라마는 지난 28일 방송된 12회에서 21.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수도권 기준)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근 일일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여인의 향기'만이 수도권 시청률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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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에 걸린 주인공..탄탄 스토리 전개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유쾌하고 상쾌한 남녀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면 '여인의 향기'는 여자주인공 이연재(김선아 분)가 첫 회부터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고 시한부를 선고 받았다. 죽음을 앞둔 주인공의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시키고 있는 것. 그리고 주인공이 죽기 전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버킷리스트'를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극중 연재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자신의 직장 상사에게 사표를 던지고 결국에는 무릎까지 꿇게 만들며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했다. 또 남의 이야기라 여겼던 탱고를 배우고 적금을 깨고 호화 여행까지 다녀오는 등 그동안 못했던 자신을 위해 아끼지 않고 투자했다.

또 누구나 꿈꾸는 재벌 2세와의 로맨스도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연재는 털털한 성격으로 매사 의욕이 없던 재벌 2세 강지욱(이동욱 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자전거 키스', '텐트키스' 등 짧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펼치며 백마탄 왕자님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모든 여자들의 잠을 못 이루게 만들었다.

그리고 평범한 고졸 출신 여행사 직원인 연재와 재벌 후계자 세경(서효림)의 팽팽 한 대결구도를 깔아놓으며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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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이동욱 등 완벽 캐릭터 소화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김선아와 이동욱 등 주연배우들의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

먼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선아는 이번 작품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극 초반 유쾌하고 코믹한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는 과거 드라마 '삼순이'가 생각날 만큼 귀엽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그리고 말기암 환자의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폭풍 감량에 성공, 뼈만 앙상하게 남는 외모에서부터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28일 방송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에 대한 서러운 마음과 지욱과의 안타까운 이별에 버킷리스트를 찢어버리며, 서럽게 오열하며 시청자들을 함께 눈물짓게 만들었다.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여인의 향기'를 선택한 이동욱은 전역 날부터 포스터 촬영에 들어가는 등 이번 작품에 '올인'했다. 그 결과 지난 2년간의 공백 기간이 무색할 정도의 작품 몰입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차도남' '까도남' 등 그동안 드라마에 익숙했던 재벌 2세가 아닌 꿈도 의욕도 없고 냉소적인 재벌 2세 강지욱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또 연재의 초등학교 동창이자 담당의사 채은석 역의 엄기준도 냉소적이고 자기방어적인 성격이지만 연재를 통해 차츰 마음을 열어가는 법을 배우는 캐릭터를 소화 중이다. 연재에게 약혼자를 빼앗긴 재벌2세 임세경 역을 맡은 서효림은 차갑고 도도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털털한 평소 성격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여인의 향기'는 로맨틱 코미디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다루는 등 소재 자체가 다소 무겁지만 인생 이야기로 풀어나가며 자극적으로 흐르지 않았다"며 "무거운 소재와 김선아씨가 갖고 있는 코믹한 이미지가 잘 맞아 떨어졌다. 그리고 연재라는 캐릭터가 직장인들이나 직업이 없는 젊은 친구들에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강한소재의 이야기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주연배우들의 연기력과 연출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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