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애니 속 故김정일은 어떤 모습?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1.12.1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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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아래로. '지금 평양에선', '심슨가족', '팀 아메리카'(2개), 일본 애니메이션 특집편, '사우스파크', '무다즈모 나키 카이카쿠', '30rock'의 장면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19일 전해졌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열차를 타고 가다 급성심근경색을 일으켜 숨졌다. 아버지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권력 1인자로 북한 체제를 이끈 고 김정일 위원장은 각종 드라마, 영화에서 수차례 그려진 주인공이기도 했다. 그 속의 고 김정일 위원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민감한 정치적 관계 탓인지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직접적으로 등장한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시청자들의 뇌리에 가장 깊숙하게 남은 고 김정일 위원장의 잔상은 1983년부터 1985년까지 방송된 KBS 1TV 드라마 '지금 평양에선'이다.


군사정권 시절 등장한 반공 드라마에서 고 김정일은 악행과 만행을 일삼는 무소불위 2인자로 등장했다. 김정일 역을 맡은 김병기는 부풀린 파마머리에 안경을 쓰고 굳은 표정의 김정일을 연기했다. 당시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 김병기가 큰 화제를 모으며 사랑을 받았지만 길거리에서 봉변을 당하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 김정일 위원장을 다룬 작품은 외국 영화나 드라마가 압도적으로 많다. 소련 붕괴, 테러와의 전쟁 이후 많은 할리우드 영화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삼아 김정일을 그들의 수장으로 묘사했다. 대부분 김정일 위원장을 군사력을 앞세운 독재자나 테러리스트로 풍자했다. 파마머리에 안경을 쓴 땅딸막한 캐릭터가 트레이드마크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다.

직접적으로 고 김정일 위원장을 등장시킨 작품들은 공교롭게도 애니메이션이 많다. 영화 극장판 '사우스 파크', '팀 아메리카:월드 폴리스'에 각각 김정일 위원장이 조연으로 등장해 웃음을 안긴다.


TV판에 이어 극장판이 나올 만큼 인기를 모았던 '사우스파크'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이은 공공의 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수차례 내세웠다.

'팀 아메리카:월드 폴리스'는 노골적으로 북한 체제와 김정일 위원장을 비꼰다. 미국 비밀경찰 '팀 아메리카'가 김정일 위원장이 주축이 된 WMD 거래 네트워크의 실상을 간파하고 평양의 주석궁에 침입하는 내용을 다룬 이 작품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우스꽝스러운 외모와 행동을 하는 독재자로 등장한다. "나는 곧 세계를 지배할 거야"라고 외치는 영어 발음도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미드 '30rock'에서는 억류된 미국인 여성을 해외 선전에 이용하려는 독재자로 김정일 위원장을 풍자했다. 내친 김에 후계자 김정은을 이 여성과 결혼시키려 하는 장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만화 '심슨가족'도 김정일 위원장을 비꼬았다. 전직 CIA 요원이 북한 수용소에 수감됐던 이야기를 다루는 에피소드에서 김정일 위원장은 외국인으로부터 "당신은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비웃음을 사는 땅딸막한 인물로 등장한다. 그는 이후 전직 CIA요원을 고문해 '키가 작다고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없는 건 아냐'라는 뮤지컬을 쓰게 한다.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에도 수차례 김정일 위원장이 등장한다. 고이즈미 전 총리를 주인공으로 다룬 일본 애니메이션 '무다즈모 나키 카이카쿠'의 한 에피소드에는 마작에 진 김정일 위원장이 핵폭탄 버튼을 누르는 장면이 나온다. 한 일본 애니메이션 특집에 등장했던 미소년 김정일 위원장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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