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 박근태가 꼽은 2011가요계 5大 키워드

[박근태의 트렌드 브레이크]

정리=길혜성 기자 / 입력 : 2011.12.2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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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카라 티아라 2NE1(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유명 작곡가 겸 실력파 프로듀서 박근태(39)가 가요팬들 및 스타뉴스 독자들을 위해 시작한 '박근태의 트렌드 브레이크' 7번째 시간. 이번에는 연말을 맞아, 2011년 가요계의 키워드를 꼽았다.

1. K-POP의 해외진출


SM엔터테인먼트의 프랑스 공연을 시작으로 K-POP의 해외진출이 본격적으로 조명받았다. 어떻게 이 작은 나라의 음악을 해외의 팬들이 열광하고 있는가? 우리 스스로가 신기해하며 그 모습을 비춰보았다.

아직은 샴페인을 딸 순간도 아니고 언론에서 떠드는 만큼 K-POP의 인기가 사실은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현재 정설이긴 하지만 분명한 건 첫 단추가 끼워진 해였다는 사실이다.

이제 신인 가수들은 2개 이상의 언어를 기본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모든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해외 진출을 전제로 가수를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얼마나 대단한 변화인가. 큰 기획사, 작은 기획사 할 것 없이 모두가 세계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작지만 대단한 변화가 앞으로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2.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의 연구소와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그 막강한 화력은 음원에서도 발휘된다. 이제 2년에 한 번 꼴로 펼쳐지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열리는 달이면 가수들은 차트를 비워놓고 기다려야할 처지가 됐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무한도전' 음원들이 공개되자 전 차트가 점령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렵게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을 힘빠지게 만드는 일이라고 누군가는 쓴 소리를 했지만, '무한도전'이 내놓는 음악들은 언제나 웰 메이드(well-made)였기에 비난할 수 없다.

정재형을 가요계 한가운데로 꺼내어 놓은 것도 '무한도전'이며, 이적의 음악에 먼지를 털어준 것도 무한도전의 힘이었다.

3. 경쟁 프로그램

엠넷 '슈퍼스타K3'나 MBC '위대한 탄생' 같은 신인을 발굴하는 음악 경쟁 프로그램도 인기였지만 MBC '나는 가수다'와 KBS 2TV '불후의 명곡2' 같은 유명 가수들이 나와서 경쟁하는 프로그램도 인기였다.

신인, 유명 가수할 것 없이 참가자들을 벼랑 끝에 내몰고서 그 극단에서 내놓는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재미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안일함에서 나오는 예술은 재미가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계기였다. 간절함 속에서 나오는 음악을 뛰어넘을 수 없다.

4. 걸 그룹 전쟁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온 것이긴 하지만 올해 역시 걸 그룹의 경쟁이 전쟁에 가까우리만치 격렬했다.

소녀시대와 카라가 한일양국을 넘나들며 불꽃 튀는 라이벌의 각을 세웠고 오랜만에 원더걸스가 등장하며 위엄을 보여주었다. 2NE1은 여전히 가장 트렌디한 모습을 잃지 않았고, 그 와중에 티아라는 '롤리-폴리'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음원의 기록을 남겼을 만큼 걸 그룹들 각자마다의 개성과 장점을 확실히 보여준 한해였다.

지나치게 걸 그룹이 많이 등장하는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이들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그만큼 격렬한 경쟁 속에서 대한민국 1등이 된 걸 그룹들이 아시아를, 남자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멋진가? 아시아의 눈이 한국 걸그룹에 쏠려있다.

5. 멘탈 붕괴 가사

노랫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의미를 알 수 없는 가사의 홍수에 사람들은 대체 어디까지 이해해야 하는가 고개를 흔들었다.

유재하가 들려주었던 시적인 노랫말까진 아니더라도 앞뒤 전후 맥락이 보편적으로 전달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사람들의 얘기다. 나도 곡을 쓰는 사람으로서 그런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왜 제작자들은 자꾸 이해할 수 없는 가사를 쓰려는 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현재의 아이돌 가수들은 특히 의미 전달보다는 이미지의 각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감각적인 이미지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논란에 정답은 없겠지만 언어가 기호화되어만 가는 세상 속에서 가사 역시도 기호화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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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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