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시가'..나비는 사랑의 나비게이션?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2.01.0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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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품달'에 등장한 나비(위)와 '시크릿가든'에 나온 나비


4일 첫방송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클리쉐(진부하고 전형적이며 상투적인 표현)의 상찬이다.

자객은 언제나 담을 붕붕 뛰어넘다 하필이면 기왓장 위에 가뿐히 착지한다. 두 남녀가 처음 로맨스에 빠질 때면 언제나 벚꽃잎 혹은 사과꽃잎이 흩날린다. 사극을 배경으로 한 검문검색에서는 언제나 가마 탄 일행이 걸린다..


'해를 품은 달'에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나비의 등장. 사랑과 인연, 윤회의 표상이라 할 나비는 이 드라마 첫 회에서 예상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출몰했다. 오빠 허염(임시완)이 장원급제하던 날, 연우(김유정)가 노란 나비를 정신없이 쫓다가 궁궐 담을 넘으려던 세자 훤(여진구)을 우연히 만나게 된 것.

그야말로 '해품달'에서 나비는 연우와 훤을 처음 만나게 해준 사랑과 인연, 운명의 길잡이, 내비게이션, 말장난(pun)을 좀 섞으면 '나비게이션' 쯤 된다. 더욱이 이 운명이라는 게 훤이 그토록 존경해마지않던 이복형 양명군(이민호)과 이들의 3각관계를 시작케 하는 출발점이었으니 태생은 비극일 수밖에 없다.

2011년 초를 뜨겁게 달궜던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도 나비는 역시나 사랑과 운명, 그것도 비극에 가까운 인연을 나타내는 클리쉐로 등장했다. 오프닝 화면에서 파란 나비, 빨간 나비 2마리가 숲속을 어지러이 날다 부딪힐 듯 만났고 튕기듯 헤어진 것. 이어 하지원과 현빈의 등장. 이후 또 나온 2마리 나비는 큐피드 동상에서 만났다 헤어지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현빈과 하지원의 운명을 송두리째 예고했다.


이밖에 2009년 개봉한 수애 조승우 주연의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은 명성황후와 호위무사라는 두 남녀의 운명적이며 치명적인 사랑을 예고하듯 어린 시절부터 영화 막판까지 나비가 자주 등장했다. 동시에 이 영화에서 나비는 불꽃처럼 뜨거웠던 호위무사 무명이 오롯이 한 여인을 향해 바친 순수한 사랑으로서 나비이자, 불꽃처럼 화려했던 명성황후 민자영이 결국은 여릴 수밖에 없는 한 여인으로서 나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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