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PD "'1박2일'로 인생이 달라졌다"②

김수진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03.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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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KBS PD ⓒ남윤호 인턴기자 yh85@


<①편에서 계속>

-사람들이 많이 알아볼 것 같다.


▶많이들 말을 거신다. 가령, 내가 술을 잘 마시는 건 아니지만 후배들과 사람들 많은 홍대술집이라도 간다고 치면 혹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서 사람들 많이 다니는 곳은 꺼려진다.

-1박2일이 나PD에게 개인적으로 남긴 것은 무엇인가.

▶어찌보면 내 인생이 달라졌다. 평범한 한명의 PD에서,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한 PD가 됐다. 저라는 사람은 똑같은데 저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졌으니까. 부모님께 효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1박2일'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 허나 '1박2일'은 내 잃어버린 시간이다. 허탈하다는 말은 할 게 없어서 생긴 말이겠지만, 5년이라는 세월이, 실시간에 사라졌다. 방송준비하고 편집하면서 5년이 지났다. 내 인생 30대 초반에서 중반이 '1박2일'과 함께 사라져버렸더라.

최근 충북학사(나영석PD는 충북 청주 출신이다)에서 자랑스런 인물이라고 강의 요청이 왔었다. 충북학사에서 나도 1년 정도 생활했다. 초청하신 분이 나를 소개하시며 20년 선배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내가 94학번이니까, 청강생들과는 18~20년차이가 나겠더라. 내 생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 '열심히 해야 할까', '아니야 또 열심히 하다가 불타버릴거야' 등등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나영석'이라는 브랜드가 생겼다.

▶지금은 성공의 아이콘이지만 다음에는 실패의 아이콘이 될 수도 있다.(웃음) 감사하게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다행인데, 잘 안되면 창피할텐데라는 생각도 든다.

-나영석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구닥다리 감성을 지닌 옛날 사람 같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 예를 들어 SNS 서비스를 보면 익명성을 보장한다고 해서 익명의 공간에서 내 생각을 말하는 편이 아니다. 그나마 주위의 권유로 카카오톡을 한번 해볼까 생각중이다. 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이 주루룩 뜬다고 하더라. 신기하다.

재미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기도하다. 어릴 적 '유머1번지'(KBS 2TV에서 1983년부터 1992년까지 방송된 개그프로그램)를 보면서 낄낄거리며 자랐다. 내가 재미있는 사람이면 내가 코미디언을 했을텐데,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떤 만화를 즐기나?

▶요리만화도 좋아하고 다 좋아한다. 제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너무 왜색 PD가 되니까 자제하겠다. 내가 느끼기에는 하나의 우주라고 느끼는 작품들도 꽤있다. 이런 저런 장르를 다 본다. 쉬는 동안 애랑도 놀아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쉬는 날은 무엇을 하나. 혹시 케이블 예능프로그램도 보나?

▶영화를 보거나 만화를 보려고 한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서 못했던 것들이다. 영화는 다운로드를 받지 않고 DVD를 사서본다. 다운받아 보는 건 좀 이상하다. 마트에 가서 새로 나온 DVD를 보는 게 작은 행복이었다. 그럴 시간도 없었다. 이제 좀 쉬면서 영화 좀 보고 만화방도 가고 싶다. 날 잡아서 며칠 가려고 한다. 웹툰도 본다. 그런데 가급적이면 책으로 본다.

케이블 예능프로그램은 잘 본다. 최근에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은 tvN '화성인 바이러스'의 매운맛 종결자편이다. 재밌더라. 디테일이 살아 있더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딱 보면 아는데 PD가 최고의 기운일 때 만든 느낌이다. 감탄하면서 봤다.

-앞선 예능 선배PD들처럼 다른 장르 연출에 대한 욕심은 없나.

▶생각과 욕심이야 있지만 아직까지 무언가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MBC '무한도전', 빠질 수 없는 질문이다.

▶일단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은 굉장하다. 후대에서 평가를 하겠지만 8년 넘게 그 일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김(태호)PD는 존경심마저 드는 PD다. 비교를 당하거나, 같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양사 대표 예능이고, 리얼버라이어티이기 때문이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볼 때는 리얼버라이어티가 2개밖에 없다. 처음에는 비교대상이 됐고, 나중에는 얽혀 이야기가 나왔다. 비교든 뭐든 PD입장에서 볼 때는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시청자 입장에서 나중에 예능사를 쓴다면 한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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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 KBS PD ⓒ남윤호 인턴기자 yh85@


인터뷰를 마치며...나영석PD의 말

"저널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가 되고 싶다."

나영석PD는 다시 태어나도 예능PD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미있는 걸을 좋아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더불어 예능PD의 덕목으로 다방면에 많은 지식이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박2일'을 통해 나란 사람이 부각이 되니까 사람들이 내가 다 만들었다고 오해를 한다"며 "수많은 작가가 있고 PD가 있다. 나는 이들의 의견을 조합하는 것이다. 내가 다하는 게 아니다. 예능PD는 과학자처럼 발명품을 만드는 창의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마니아라고 오버해서도 안된다. 다만 넓고 얕은 지식이 필요한 것 같다. 난 저널리스트(journalist)가 아니라 제너럴리스트(generalist)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책을 쓸까?"

나영석PD는 '1박2일'을 연출하며 5년 동안 국내 곳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1박2일'에서 소개된 곳은 휴가철 여행지로 꼽히고 있는 게 현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에 대한 여행기는 출판사로서는 탐나는 아이템이다. 물론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곧 휴가를 떠난다. 한 달 반 정도 되는 기간인데 하고 싶던 일을 하고, 책도 쓸까 한다"면서 "내 스스로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여행기얘기다. 또 한편으로는 그걸 굳이 활자로 내야할까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출판 제안이 봇물같다고?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많지 않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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