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최고드라마는 '해품달'..예능은 '개콘'①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6.21 13:29 / 조회 : 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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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 방송가 최고의 작품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유례없던 방송사 동시 파업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서도 빛나는 작품들은 있었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드라마, 최고의 예능은 이들이 아닐까. 화제성에서 시청률에서 경쟁작들을 압도했던 두 작품을 꼽았다.

◆드라마..'해를 품은 달' 시청자를 품었다

올해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가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연출 김도훈 이성준)이라는 데 이견을 낼 이는 없을 것이다. 노조 파업으로 1주가 결방, 지난 1월 4일부터 3월 15일까지 20부에 걸쳐 방송된 이 퓨전 사극은 무려 41.2%(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해를 품은 달'은 조선시대 궁을 배경으로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이야기를 그렸다. 어린시절 사랑을 약속한 왕과 세자빈. 그러나 외척의 음모로 세자빈이 죽음 아닌 죽음을 맞고, 기억을 잃은 채 액받이 무녀가 돼 왕과 재회한다는 게 대략의 줄거리다.

장르가 사극이었을 뿐 복수와 음모, 정략결혼과 출생의 비밀, 나쁜남자와 착한남자, 얽히고설킨 삼각관계 등 현대적 통속극의 요소를 두루 갖춘 이 매력적인 드라마는 시작부터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주술 등 판타지 요소는 흥미를 더했고, 사극이란 틀 속에 중장년도 쉽게 브라운관 앞에 앉았다.

여진구 김유정 이민호 등 아역 스타들의 어른 뺨치는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김영애 전미선 김응수 등 조연들도 믿음직했다. 김수현 한가인 정일우 등 성인 연기자들의 합류와 함께 폭발력이 더 커졌다. 특히 김수현 신드롬은 여심을 놓아줄 줄 몰랐다. 파워와 카리스마, 출중한 외모와 자신감, 순정과 장난기를 겸비한 고귀하신 왕자님보다 더한 판타지가 있으랴.

'해를 품은 달' 열풍은 한 편의 드라마로 끝나지 않았다. 조건없는 사랑의 이야기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첫사랑 신드롬'은 이후 연우 한가인이 출연한 영화 '건축학개론'으로까지 이어졌다. '임금님 판타지' 열풍은 '나는 왕이로소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등 스크린으로 옮겨갈 태세. 훤 임금님 김수현은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상반기 CF를 휩쓸었다. 관심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상하이 TV페스티벌 은상을 차지하며 또한 주목을 받았다.

◆예능..'개그콘서트' 새 국민예능 등극

2012 상반기의 국민예능은? 멤버 교체로 전기를 맞은 '1박2일'이 주춤하고, 한참을 달리던 '런닝맨'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돌아온 '나는 가수다'는 아직 전성기적 위력을 회복하긴 멀었다. '정글의 법칙'이 맹추격 중이지만 역시 상반기 가장 위력을 발휘한 예능 프로그램은 KBS 2TV '개그콘서트'였다.

방송 사상 최초의 콘서트 형식 공개 코미디로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자 최강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MBC가 파업 와중에 '웃고 또 웃고'가 수개월째 반향도 없이 결방중이고, SBS가 '개그 투나잇'으로 근근이 명맥을 잇는 와중에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그 콘서트'의 선전은 더욱 눈에 띈다.

20%를 넘나드는 안정적인 시청률은 톱스타가 출연하는 동시간대 드라마들이 두려움을 낼 정도. 톱가수들이 '개그 콘서트' 게스트 출연을 위해 줄을 서고, 인기코너 '용감한 녀석들'의 음원이 가수들을 위협할 정도라면 말 다했다.

온가족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편안한 장르, 선후배가 조화롭게 섞인 인적 스펙트럼, 10년 노하우가 담긴 원조집의 든든한 아우라는 그 어느 프로그램도 흉내내기 어려운 '개그 콘서트'만의 장점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풍자 개그로 사랑받은 '사마귀 유치원'을 필두로, '비상대책위원회', '네가지', '감수성', '용감한 녀석들' 등 여러 코너가 고른 사랑을 받았다. 날카로운 풍자부터 단순한 반복개그, 슬랩스틱 코미디까지 보는 재미도 다채롭다.

'개그 콘서트'는 그러나 이런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새노조 파업이 종료된 뒤 업무에 복귀한 서수민 PD는 여러 인기 프로그램을 전격 폐지하고 이미 탈바꿈 작업에 들어갔다. 끊임없는 변화와 노력은 달라지는 시청자들의 입맛에도 '개그콘서트'가 10년 넘게 원조집의 저력을 과시할 수 있는 제일 큰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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