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vs'꽃남' 극중 인물, 같은 듯 다른 느낌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9.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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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KBS 2TV '꽃보다 남자'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꽃보다 남자'의 극중 인물들, 뭔가 닮은 듯 다르다.


전기상 PD가 연출한 두 '학원물' 장르 드라마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와 KBS 2TV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는 방송 전부터 이미 많은 청춘스타들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드라마들이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주된 스토리를 이끌고 이들과 함께 극을 전개해나가는 주변 인물들이 개입되는 설정은 어찌 보면 '학원물', '학교 드라마'가 가진 전형적인 패턴이다.

'학교' 시리즈, '궁' 시리즈 등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고등학생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학원물 장르의 드라마에서의 모습은 긴장감 넘치는 반전 스토리보다는 우연에 의한 극 전개와 장난스러우면서도 다소 황당한 상황 설정, 착한 인물과 악한 인물의 뚜렷한 대비, 주인공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 등이 그 주요 특징이기도 하다.


특히 '아그대'와 '꽃남' 모두 절묘하게도 일본과 대만에서 드라마와 만화로 제작됐고 아이돌 스타들과 청춘스타들이 총집합한 라인업을 꾸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끌 만하다.

그렇다면 두 드라마 속 인물들의 모습은 얼마나 비슷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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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샤이니 멤버 민호, 이민호 ⓒ제공=SBS, KBS
◆ 시크한 주인공 강태준(민호 분) vs 구준표(이민호 분)

학교 드라마에서의 남자 주인공은 '신사의 품격' 김도진(장동건 분)이나 '시크릿 가든' 김주원(현빈 분)같은 매력적인 성인 남성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묵직하다고 하기엔 뭔가 빈틈이 많은 고교생이고,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진지한 매력을 가졌다.

'아그대'의 강태준도, '꽃남'의 구준표도 그렇다. 이들이 터프함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을 보이려 해도 아무래도 고등학생 신분이다 보니 그런 매력은 다소 반감된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최소한 시크함과 화려함은 갖췄다. 또한 외모는 기본이다.

강태준과 구준표는 시크함과 화려함을 모두 갖춘 '인기남'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누구에게 뒤지지 않는 재력 집안의 배경도 그렇다. 여학생들에 대해 모든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다만 강태준은 그저 자신의 모습에 대해 묵묵할 뿐 이른바 잘난 척은 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을 시기하는 라이벌 민현재(강하늘 분)를 비웃을 뿐. 구준표는 자신의 매력이 뛰어나다는 걸 왜 모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당당한 만큼이나 그에게 남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여기서 또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첫인상에서 느껴졌던 자신만의 차갑고 냉정한 성격이 가진 날카로움이 한 상대를 만나면서 점차 무뎌진다는 점이다. 구준표가 금잔디(구혜선 분)에 마음을 뺏기듯 강태준도 현재로선 구재희(설리 분)와의 로맨스가 점차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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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f(x) 멤버 설리, 구혜선 ⓒ제공=SBS, KBS
◆ 푼수 넘치는 구재희(설리 분) vs 금잔디(구혜선 분)

역시 학교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대체적으로 푼수 끼가 넘치고 자신의 위치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악착같은 이미지, 내숭 떨지 않는 성격으로 대변되기도 한다.

'아그대'의 구재희는 강태준의 높이뛰기 실력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여장남자 대회에 나가고 대신 마라톤 경기를 뛰기도 한다. '꽃남' 금잔디는 자신이 하고 싶은 수영선수의 꿈과 집안의 화목이 가장 최우선적인 목표다.

뭔가 보이시한 매력도 비슷하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매력 중 섹시함과 귀여움이라는 매력은 이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구재희에게서는 말 그대로 '남자가 저렇게 예쁠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의 미소년 같은 매력이 있다면 금잔디는 털털하면서도 풋풋한 느낌이 '여고생' 이미지가 가진 본래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두 인물의 매력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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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현우, 김범 ⓒ제공=SBS, KBS
◆ 미소 속 진지한 매력 차은결(이현우 분) vs 소이정(김범 분)

학교 드라마에서의 남자 주인공의 주변 인물은 대체적으로 젠틀하면서 진지한 매력이 무기였다. 고등학생이 가진 모범생다운 이미지와 함께 이성에 대해 진심으로 대하는 모습, 자신의 특기에 대한 열정적인 태도 등이 느껴진다.

차은결과 소이정을 비교하기에는 다소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스스로와 이성에 대한 진심이다. 둘 다 자신의 특기 전공인 축구와 도예에 있어서는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점과, 구재희와 추가을(김소은 분)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솔직한 감정을 숨기려하지 않는다는 점은 비슷하다.

또한 이들이 가진 매력적인 웃음은 이들의 매력 포인트이자 이들의 솔직한 속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지 그 웃음이 차은결에게서는 환한 미소로, 소이정에게서는 젠틀한 미소로 표현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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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제국의아이들 멤버 황광희, 국지연 ⓒ제공=SBS, KBS
◆ '악녀' 또는 '악남' 이미지 송종민(황광희 분) vs 최진희(국지연 분)

전형적인 못된 캐릭터다. '이유 있는 악역'이 아닌, 그저 시기심과 상대방에 대한 못된 감정이 그대로 표출되고 행동으로 옮겨지는 성격의 소유자다.

송종민은 은근히 얄미운 짓만 골라 하는 밉상이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꼭 한 명씩 있다는 '여자 같이 행동하는 학생'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전학 온 구재희에게 신고식이라며 개집에 갖다오라는 미션을 시키고, 강태준이 찾아야 하는 목걸이를 일부러 못 찾게 하기 위해 오밤중에 공사 중인 건물 내에 들어가서 목걸이를 찾게 하는 등 골탕을 먹인다.

미녀3총사로 구준표의 열렬한 팬이기도 했던 최진희(와 아이들)는 구준표의 옆에 있는 금잔디의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찼다. 학교 내에서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점을 꼬투리잡고 이들이 구준표가 금잔디에게 선물해 준 목걸이를 몰래 빼돌려 금잔디가 추운 날씨에 스키장 곳곳을 헤매게 하기도 했다.

두 캐릭터 모두 시기하고 질투하고 얄미운 악의 이미지로서 드라마 안에서는 극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두 남녀 주인공의 선한 이미지를 부각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는 역할이라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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