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은 술한잔 안해..나 구하려다 봉변당한 것"②

박용근 선수 <사진=LG트윈스 홈페이지>

지난 17일 새벽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가수 김성수의 전 아내 강모(36)씨가 숨졌다. 채리나 등 일행과 함께 있던 강씨는 이날 옆자리에 있던 남성이 휘두른 칼에 찔렸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고인이 된 강씨와 이날 함께한 일행으로, 피의자 J씨의 칼에 찔려 갈비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은 이모(36)씨와 손목을 칼에 찔려 응급 수술을 받은 김모(42)씨는 18일 새벽 강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사고 경위를 밝혔다.


특히 이씨와 김씨는 사고 당시 J씨의 칼에 찔려 중상을 입고 중환자실에 입원중인 LG 트윈스 내야수 박용근(27)과 관련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용근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너무 많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이날 박용근 선수를 현장으로 불렀다는 이씨는 "박용근 선수는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생으로 이날 밤 늦게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내 전화를 받고 현장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이날 박 선수는 오전 2시께 일행과 합류했고, 불과 5분도 안 돼 이날 사건이 벌어졌다.

이씨는 "박용근 선수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는데, 내가 가장 먼저 칼에 찔렸고 박용근은 J씨의 폭력으로부터 나를 막아주려고 내 앞에 서 몸으로 막다가 변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사건 당시 실내는 쇼가 시작되기 직전으로, 조명이 상당히 어두웠다. 박용근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내 앞에 서서 J를 몸으로 막아섰고 칼에 찔려 가슴에서 흐르는 자신의 피를 보면서 '형 도망가세요'라고 말하고는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용근이가 가슴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을 보고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박용근은 가족력으로 인해 평소에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이날 역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 단지 아는 형과 누나들을 보러 이 자리에 잠시 왔다가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 생명의 은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 사실이 아닌 추측이 보도되면서 프로야구 선수인 박용근이 새벽에 술을 마시고 봉변을 당했다는 식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알 만한 사람들은 박용근이 얼마나 성실한 친구인지 다 안다. 내가 억장이 무너진다. 말로 형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용근은 사고 이후 지금까지 생사를 넘나든 고비를 두 번 넘겼다. 오늘(18일)까지는 상황을 봐야 알 것 같다고 들었다. 용근이가 간이 손상 돼 간의 40%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선수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고 들었다. 만약에 용근이가 잘못이라도 되는 날에는 나는 살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와 김씨는 사고 당시 J씨가 자신들에게 휘두른 것이 칼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으며, 나무 막대나 병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박용근이 가슴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면서 칼이라는 걸 인지했다는 설명이다.

이씨는 "박용근이 '형 도망가세요'라고 말하며 쓰러지면서 나를 밀어냈고, 제 옷에 박 선수의 피 묻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경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모두 밝혔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는 사랑하는 누나를 잃었고, 내가 사랑하는 동생은 지금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과 다르게 잘못 알려진 것들로 인해 온갖 비방의 추측이 쏟아지는 이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비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