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의혹' 박은선 심경토로 "가족들 피눈물 흐를것.."

전상준 인턴기자 / 입력 : 2013.11.06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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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소속 박은선 /사진=대한축구협회





여자축구선수 박은선(26. 서울시청)이 '성별논란'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지난 5일 연합뉴스는 "한국여자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WK리그 6개 구단 감독(서울시청 제외)들이 간담회에서 내년에 박은선을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알렸다"며 WK리그 감독들이 보이콧까지 감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접한 박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늦은 밤이네요. 잠도 안 오고해서 지금 심정을 글로 남깁니다"고 말문을 열며 장문의 심경토로 글을 게재했다.

박은선은 "고교 졸업 후 서울시청여자축구단에 입단해 지금까지 서울시청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국가대표팀, 청소년대표팀에 뽑히고 국제대회에도 참가해 성적도 내고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며 "이탈과 방황도 잦았지만 팀 선수들과 감독님은 항상 용서하며 다시 받아 줬다. 그 고마움을 경기력과 성적으로 보답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이어서 "한 가정에 딸로 태어나 28살이 됐는데 절 모르는 분들도 아니고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던 분들이 이렇게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고등학교 졸업 후 실업팀 입단할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당시 감독님들은 저를 데려가기 위해 잘해주시다가 돌변하셨는데 지금도 그렇다"며 WK리그 감독들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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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선 심경토로글 /사진=박은선 페이스북





박은선은 "월드컵, 올림픽 때도 성별검사를 받아서 경기에 출전했다. 그때도 어린나이에 기분이 많이 안 좋았고 수치심을 느꼈는데 지금은 말할 수도 없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혼자 떠들고 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셔서 든든하다. 이젠 아무생각안하고 푹 쉬다 내년 시즌 준비하는데 집중하려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은선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빠랑 소식을 들은 엄마와 오빠, 언니는 어떨 것 같나. 피눈물을 흘릴 꺼다. 지켜봐라. 여기서 안 무너진다. 더 이상 안 넘어진다. 지켜봐라"며 분노와 결의로 가득 찬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박은선의 심경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감독들 제자한테 무슨 못할 짓이냐" "니들이 그러고도 스승이냐" "박은선 선수 응원 하겠습니다. 힘내세요!" "다음시즌 경기장에서 제대로 복수해주세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은선은 180cm의 큰 키와 남자선수 못지않은 뛰어난 축구실력을 자랑하며 올 시즌 WK리그 득점왕(19골)에 올랐다. 박은선의 활약에 서울시청은 WK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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