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가 본 '상속자들' VS 男이 본 '상속자들'②

[★리포트]

최보란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3.12.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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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왕관을 쓴 '상속자들', 다양한 시청 층을 사로잡으며 왕관의 무게를 끝까지 견뎌냈다.

'상속자들'은 기존 로맨스 드라마의 흔한 단골 소재인 삼각관계, 재벌가의 결혼 반대,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 등의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10대의 시선으로 이를 풀어내 신선함을 안겼다.


이민호와 김우빈 사이에서 열광했던 여성들이 있었다면, 그룹 내 경영권 다툼과 남자들의 날선 대립이 남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공감 가는 대사와 매력적인 캐릭터는 남녀 할 것 없이 '상속자들' 앓이에 빠지게 했다. 까다로운 여성 시청자들과 무관심한 남성 시청자들까지 끌어 들여 수목극 1위 왕관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女, 이 맛에 '상속자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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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상송자들' 방송화면 (이하 출처동일)
1. 나 때문에 싸우는 두 남자 : 그리스 신화 속 미녀 헬레네의 환생인가. 차은상(박신혜)이 나타난 순간 제국그룹 후계자와 호텔 제우스의 후계자는 그녀에 한눈에 반하고, 그녀를 사이에 둔 전쟁을 시작했다. 나 때문에 싸우는 두 남자라는 로망이야말로 '상속자들'의 시청포인트. 뭇 여성 시청자들은 순식간에 은상에 빙의해 '김탄(이민호)이냐, 최영도(김우빈)냐'를 두고 한 번쯤 쓸데없는 고민을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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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민폐·밀당이 뭐예요?: 이런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시기 질투를 한 몸에 받기 마련. 하지만 주위에 멋진 남자를 한 아름 두고도 김탄 만을 향하는 도도함이 '이 언니 좀 괜찮네'하는 우러름을 낳았다. 윤찬영(강민혁)과의 사이를 질투하는 이보나(크리스탈)에게 "넌 내가 예쁘니? 근데 넌 엄청 예쁘거든"이라고 안심시키는 센스까지. 남녀 모두 사로잡는 마성의 여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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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차가운 도시남자도 내 여자에겐 따뜻하다 : 날선 눈빛을 지닌 김탄과 최영도도 차은상 앞에서는 귀여운 18살 남학생으로 돌아가고 만다. 나에게만 자상한 남자를 꿈꾸는 여심을 제대로 자극했다. 은상 앞에서만 다정하게 돌변하는 두 남자의 모습도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는 '빙의' 포인트였다.

여심을 울리고 웃긴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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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자의 눈물은 무기 남자의 눈물은 핵폭탄 : 김탄이 차은상을 만나 눈물 한 방울을 '또르르' 흘리는 12회 엔딩은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장면이 아닐까. 이유는 모르고 그를 마주한 은상도 덩달아 울먹이며 그를 조용히 안아줬다. 단언컨대, 이 눈물에 은상도 완전히 마음을 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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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흑기사, 중요한 것은 타이밍 : 뒤에서 은상의 험담을 하는 반 친구들의 신발을 물에 적셔 버리는 최영도. 은상의 사물함에 해코지한 것을 보고 두유를 던지겠다고 나서는 그(PPL이 이리 감동적이어도 되나요). 과한 액션은 필요 없다. 적절한 순간에 등장해 상처받은 은상을 위로해주는 영도. 과연 은상이 첫 사랑인가 싶을 정도로 타이밍이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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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이어폰을 나눠 낀 김탄과 최영도 : 여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상속자들' 속 가장 화제의 장면은 김탄과 은상 커플도, 은상과 영도의 커플신도 아니다. 바로 17회 탄과 영도의 이어폰신. 조별과제에서 은상과 한 팀이 되려다 졸지에 같은 조가 된 탄과 영도다. 그런 두 사람에게 은상은 이어폰 하나를 나눠 끼고 영화를 보게 만들었다. 고분고분 은상의 말을 듣는 두 사람의 모습이 귀여웠다.

4. 그 외 숱한 키스신과 백허그신들 : 부러우면 지는 거다!

男, 이 멋에 '상속자들'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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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탄vs최영도 치열한 라이벌 구도 : 김탄과 최영도는 시도 때도 없이 서로를 마주보며 신경전을 벌였다. 두 사람이 눈을 번뜩이며 서로를 쳐다볼 즈음이면 어김없이 강렬한 느낌의 배경음악과 함께 독한 대화가 시작됐다. 안 그래도 훤칠한 두 남자가 주먹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붙으니 그 순간만큼은 몰입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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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원vs김탄, 배 다른 형제의 비극 : 김원(최진혁 분)과 김탄의 엇갈린 출생의 비밀이 간간히 김탄의 러브 스토리를 방해하고 그룹 권력 구도에의 갈등으로 연결되는 과정도 눈길을 끌었다. 온 세상에 알려졌던 김탄의 어머니는 정지숙(박준금 분)이었지만 생모는 한기애(김성령 분)이었다. 이와 함께 정지숙과 한기애가 나누는 대화 역시 김탄을 둘러싼 불편한 상황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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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국그룹 김남윤 회장의 카리스마 : 아버지 김남윤(정동환 분)은 회장으로서 후계 구도를 좌지우지하는 결정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게 했다. 김탄이 서자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김탄을 대주주에 앉히고, 자신의 아랫사람들을 내친 김원에게도 불리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 두 아들 역시 각자 자신의 답답한 감정을 토로하며 맞섰다. 이들의 갈등 관계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요소였다.

남자의 시선을 멈춘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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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은상을 향한 김남윤의 불편한 시선 : 김남윤은 16회에서 김탄에게 "오늘을 잊지 말거라. 네가 휘두른 검의 대가로 오늘 넌, 그 아이를 잃었다"는 말로 차은상이 떠났음을 알렸다. 김남윤의 생각에 차은상은 어쩌면 김탄에게, 아니 제국그룹에게 치명적인 오점이었고, 그깟 여자애 하나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김탄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하지만 김탄은 아버지의 말을 결국 거부한 채 공식 석상에서 손을 잡고 등장했다. 이에 아버지도 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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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김원의 억울함, 그리고 김탄의 원망 :김탄은 김원으로부터 수도 없이 독설을 얻어맞으면서도 형에게 다가가려 노렸했다. 9회에서 김원은 김탄에게 "나한테 넌, 존재 자체가 오해고 빌미고 화근이야. 그게 서자야"라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에,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이후 대주주가 된 김탄은 회사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한 김원을 압박하고 김원을 품는 데 성공했다.

최보란 기자 ran@mt.co.kr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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