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프로야구를 보는 '야신' 김성근.."치열함 빠졌다"

고양=김동영 기자 / 입력 : 2014.04.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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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 /사진=스타뉴스 이동훈 기자


2014년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부터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2일까지 모든 팀들이 2승 2패 혹은 1승 1패하며 '9개팀 공동 1위'라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한국야구의 큰 어른이라 할 수 있는 김성근(72) 감독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김성근 감독은 '평준화' 여부를 떠나 현 상황 자체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감독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강하게 언급했다.


김성근 감독은 "평준화 된 것이 아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이기고 있다. 우리 팀에 대한 그리고 상대팀에 대한 분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 아닌가 싶다. 모든 팀이 2승 2패 한다는 것은 넌센스다. 밖에서 볼 때는 현 상황이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다르다. 팀별로 개막부터 베스트라고 볼 수 있는 선수가 없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성근 감독은 '리더'가 가져야할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번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현재 한국프로야구에는 감독은 있지만, 리더는 없다. 사명감을 가져야 리더다. 사명감이란 지식과 열정이다.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세밀하고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그런 사람이 있나 모르겠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서 "근거 없이 야구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머리속에 데이터가 들어 있어야 한다. A라는 타자가 B라는 투수를 상대할 때, 투수는 어떤 공이 좋으며 타자는 어떤 공을 잘 치는지, 지금까지 상대 전적은 어땠으며 최근 성적은 또 어떤지 등 세밀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응이 된다. 그저 왼손타자에 왼손투수를 내고, 오른손타자에 오른손투수를 내는 식은 곤란하다. 껍데기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외국인 타자의 경우, 한 가운데로 들어온 공을 홈런 쳤다고 좋은 타자인가? 평가는 다른 코스의 공은 어떻게 공략하는지 면밀하게 파악한 뒤 내려야 한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성근 감독은 "감으로 야구한다고 하지만 감도 데이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넥센은 '페이크 번트 앤드 슬러시' 작전을 자주 폈다. 상대팀 투수들은 이 작전을 알고 있으면서도 속구 일변도였다. 왜 그러나?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 거다. 그래야 치기 어렵다. 또한 그냥 번트와 페이크 번트는 자세가 다르다. 단 1cm라도 변화가 있다. 하지만 아무도 이 부분을 모른다. 세밀함이 부족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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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원더스 김성근 감독. /사진=스타뉴스 이동훈 기자


팀 전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성근 감독은 전력구성을 '살림'에 비유했다. 김성근 감독은 "살림하는 방법이 좋지 못하다. 해야 할 것을 못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니까 안 되는 것이다. 현재 투타에서 가지고 있는 힘을 바탕으로 이길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안 된다면 결국 준비과정이 미숙했다는 뜻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지금 감독들은 사람의 진실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모른다. 사람은 화장하면 이뻐진다. 하지만 화장을 지웠을 때가 참모습이다. 지금 감독들은 '화장해서 예쁜 것' 같아 보인다. 속이 얼마나 깊은지가 중요하다. 만약 경기에서 졌다면, 선수들을 보듬어주면서 '그래도 오늘 잘했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늘은 졌다. 미안하다. 이제 다시 시작하자'라고 해야 리더다. 졌는데 칭찬을 왜 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감독이 할 일에 대해 "과연 팀이 가지고 있는 최선의 모습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태만이다. 나이가 젊든, 많든 누구나 잠재력이 있다. 이 잠재력을 뽑아낼 생각을 해야 한다. 김인식 감독은 있는 자원에서 어떻게 해서든 뽑아내려고 했고, 이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있는 대로 경기하고 지고 나면 말로 해명하는 것은 안 된다. 나는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밤늦게까지 선수들을 본다. 지금 그런 감독이 있나?"라며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서 "치열하고 세밀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든 10할, 퍼펙트를 목표로 잡아야 한다. 5할이 목표라면 3할도 못한다. 나는 SK 감독시절 133경기 다 이기려 했다. 선수들의 숨겨진 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감독은 비정해야 하고, 집요해야 한다. 끝끝내 해내겠다는 집념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것이 없다. 선수들 컨디션만 찾는다. 이래서는 야구가 말라간다. 선수들의 잠재능력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관중이 많아졌지만, 어떤 팬에게 물어보니 3~4만원으로 4시간 동안 데이트할 수 있는 곳이 야구장 밖에 없어서 온다고 하더라. 다른 유흥거리가 생긴다면 안 온다는 뜻이다. 이래서는 야구가 죽는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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