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 류현진과 커쇼, 그리고 매팅리의 책임론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4.10.11 09:00 / 조회 : 1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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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3선발 류현진. /AFPBBNews=뉴스1




돈 매팅리 감독이 이끈 LA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1승 3패로 탈락하면서 책임론으로 시끄럽다.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돈 매팅리 감독의 3,4차전 투수 교체 타이밍이 가장 문제가 됐다. 특히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3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버티던 그를 7회 마운드에 올리지 않고 교체한 것이 결과적으로 팀 패배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7회초 공격 자신의 타석에서 대타가 기용돼 어쩔 수 없이 투구를 마치게 됐다. 1-1 동점 상황이어서 돈 매팅리 감독은 고민을 하다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해 대타를 썼을 것이다. 그런데 7회말 투입한 불펜 투수, 스캇 앨버트가 2루타와 결승타가 된 2점 홈런을 순식간에 맞아버려 1승 1패에서 분수령이 되는 3차전을 놓치고 말았다.

류현진이 등판한 3차전에서는 데일 스캇 구심의 스트라이크 판정도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됐다. 스캇 구심은 1986년 메이저리그 심판이 돼 올해로 29시즌 째 심판을 보고 있는 베테랑인데 스트라이크 존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렸던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 해도 구심이 세인트루이스에만 유리하게 판정했다고 보기 힘들다.

우리 한국 팬들의 시각에서는 특히 좌완 류현진이 우타자에게 던진 몸쪽 공이 볼 판정을 받은 것이 눈에 거슬렸는데 같은 조건에서 아웃코스 공이 스트라이크 콜을 받은 것도 있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더 던질 수 있었는데 교체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그 부분에 대한 결정은 감독의 몫이다. 류현진은 어깨 1회, 엉덩이 근육통 1회로 올 시즌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DL)에 올랐고, 페넌트레이스 막판이었던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어깨 통증이 재발하며 강판한 이후 무려 24일 만에 7일 세인트루이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한 것이다.

따라서 6이닝을 1실점으로 호투하던 류현진을 대타로 교체하고 구원 투수를 투입한 것은 돈 매팅리 감독의 결단으로 봐야 한다. 다만 글쓴이는 제4선발 요원이었던 우완 댄 하렌을 이어 던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LA 다저스 불펜이 불안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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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1승 2패로 벼랑에 몰린 매팅리 감독은 4차전에서는 에이스 커쇼를 7회까지 끌고 가다가 커쇼가 7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안타에 맷 애덤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두들겨 맞고 말았다. 커쇼가 6회초 공격에서 2-0으로 앞선 LA 다저스의 리드를 한 방에 날려버릴 위험이 있다고 매팅리 감독과 허니컷 투수코치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1차전에서 8실점이나 했던 커쇼가 3일만 쉬고 등판했다는 것은 한번쯤 고려할 사안이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의 그 어떤 감독도 커쇼를 2-0으로 앞선 상황에 7회부터, 혹은 7회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고 해서 당장 교체할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류현진과 커쇼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고 보면 류현진은 1-1 동점 상황이었고, 커쇼는 2-0으로 앞서 있다가 역전 스리런을 허용한 뒤였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커쇼가 에이스이고 류현진이 3선발이라는 것 등을 고려해 실력에 차등을 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올 시즌 구단 연봉 총액이 2억 3400만 달러(약 2500억원)에 달해 뉴욕 양키스까지 제치고 전체 1위에 오른 LA 다저스는 올 시즌 목표가 확실하게 월드시리즈 우승, 최소한 월드시리즈 진출이었다. 구단과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단, 에이스 커쇼까지 우승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고 일관되게 밝힌 바 있다. 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는 한(恨)을 반드시 풀겠다는 각오였다. 그러나 결국 26년 째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더 어이가 없었던 것은 지난해는 애틀랜타와의 디비전 시리즈를 승리고 이끌고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세인트루이스에 2승 4패로 패했는데 이번에는 첫 스테이지인 디비전 시리즈에서 같은 팀에 주저앉았다는 사실이다.

LA 다저스는 다저스타디움 홈에서 1승 1패를 한 뒤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으로 원정을 가 3,4차전을 패했고, 매팅리 감독은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매팅리 감독에게 운영상의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고 네드 콜레티 단장(GM)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불펜 투수인 브라이언 윌슨에게 100억원이 넘는 연봉을 안기기까지 했지만 콜레티 단장이 구원 투수 보강에 확실하게 실패했다는 것은 페넌트레이스에 이어 디비전시리즈에서 확실하게 증명됐다. 거액을 투자한 구단주 그룹에서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데 이에 유력지인 'LA 타임즈'까지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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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 /AFPBBNews=뉴스1




글쓴이는 매팅리 감독에게 가장 큰 아쉬움이 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패한 후 인터뷰에서 그는 "세인트루이스 구단에 축하 인사를 전한다. 그들은 우리보다 나았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외견상 패배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고 의례적인 축하이겠지만 2년 연속 세인트루이스에 당한 감독으로서 차라리 "LA 다저스는 최고의 팀이지만 내 실수로 패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것이 바람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끌 때 패배를 당한 후 상대가 맨유보다 더 뛰었다는 말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그의 후임이었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리버풀에게 진 뒤 "리버풀이 (맨유보다) 한 수 위였다"는 발언을 해 구단과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LA 다저스가 최강'이라는 것을 상대가 인정하고 두렵게 느끼게 하는 '아우라(aura)'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감독이 우리보다 나았다고 인정하면 LA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를 내년 포스트시즌에 만나도 또 못 이긴다.

2008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가본다. 당시 35세였던 박찬호가 LA 다저스에서 재기에 나서고 있을 때인데 5월 25일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 선발 투수로 더블A 잭슨빌에 있던 20세의 좌완 클레이튼 커쇼가 공식 낙점되자 "솔직히 짜증스럽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당시 감독은 조 토리, 단장은 현재의 네드 콜레티였다. 박찬호도 선발 후보였기에 기회를 신인에게 빼앗긴 그의 실망은 그렇게 말을 할 정도로 컸다.

그러나 박찬호는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114승을 거두고 있던 베테랑 투수다웠다. 그는 커쇼에 대해 "왼손 투수가 시속 98마일(약 158km)까지 던진다. LA 다저스의 미래를 책임질 투수가 될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런데 적어도 포스트시즌에서는 커쇼가 박찬호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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