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물 팠더니 떴다!..2014 핫스타들①

[2014 방송가 ★결산]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12.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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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성민, 이유리, 이서진, 김보성, 이국주 / 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4의 연말을 맞아 각 방송사들은 연말 연예대상, 연기대상 후보들을 두고 '누가 더 나은가' 저울질에 바쁘다. 시청자들도 저마다 대상 수상자를 예상하는 중. 올해를 달군 이 태반은 대상으로 가늠할 수 없는 스타들이다. 마침 연기면 연기, 개그면 개그, 캐릭터면 캐릭터 한 우물을 팠던 우직한 스타들이 더 사랑받아 지켜보던 이들도 뿌듯했던 한 해. 그들을 돌아본다.

김보성은 올 한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대표적· 스타다. 십 수 년째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불끈 준 오른손 주먹을 들고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으며 허구한 날 '의리'를 외치던 그는 올해 '좀 특이한 형님'에서 '의리'의 상징이자 화신으로 급부상했다. 신드롬의 발단은 '의리'를 테마로 한 식혜광고. B급 감성을 정조준한 유쾌하고도 웃기는 광고는 모델 김보성의 주가를 함께 띄웠고, 네티즌은 각종 패러디를 양산하며 김보성의 못말리는 '의리'를 함께 즐겼다. 여기에 빠듯한 살림에 빚을 내 기부활동을 하는가 하면, 세월호 희생자 빈소에 누구보다 먼저 달려갔던 김보성의 진짜 '의리'가 전해지며 주위를 더욱 훈훈하게 했다.


대세 개그우먼으로 떠오른 이국주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예쁜 척 하기를 포기한 그녀의 살신성인 개그가 올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꾸준하고 뚝심있는 개그가 뒤늦게 빛을 봤다. MBC에서 활동하던 이국주가 tvN '코미디 빅리그'로 이적한 건 2011년이지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금방 찾아오지는 않았다. 늘 당당하고 푸짐한 여성 개그우먼으로 보는 이들을 웃겼던 이국주는 올해 마침 김보성을 패러디한 '보성댁' 캐릭터, 사랑스러운 먹보 아가씨의 연애담을 담은 코너 '10년째 열애중'이 연이어 히트하며 톱 개그우먼으로 우뚝 섰다. 그녀처럼 당당하고 자기애 가득하며 사랑스럽기까지 한 뚱녀를 본 적이 있는가.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개그감각은 기본이다.

변함없는 캐릭터로 끝장을 본 스타도 있다. tvN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 이어 '삼시세끼'까지, 나영석표 리얼 예능의 총아로 떠오른 배우 이서진이다. 쉴 새 없이 투덜거리면서도 진심을 다해 깍듯한 후배 겸 짐꾼으로 꽃할배들을 이끌었던 그는 천적 나PD에게 꼼짝없이 다시 잡혀 정선의 시골집에서 세상에서 가장 하기 싫은 요리를 삼시세끼 해먹는 중.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자조하다 결국 현실을 받아들인 그가 수수노예가 돼 선글라스를 끼고 설거지를 하는 시추에이션 자체, 사람들과의 어울림 자체가 웃기고 흥미롭다. 이런 그가 "카메라 앞과 밖에 똑같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나PD의 평가에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카메라 앞에서 잘보이려 들지 않는, 담백한 '서지니형' 그 자체의 승리다.

tvN '미생'의 이성민은 연기 한우물로 드디어 안방의 핫 아이콘에 등극했다. '파스타', '내 마음이 들리니', '브레인', '더킹 투하츠'를 비롯해 수많은 작품에서 명연기를 펼쳤던 그는 2012년 '골든타임'의 응급외과의 최인호에 이어 '미생'의 상사맨 오과장으로 핫 아이콘에 등극했다. 리얼한 가득한 캐릭터, 절절한 명연기로 주인공인 연기돌 임시완에 버금가는 인기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너무 올곧아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 오과장이 깊은 공감을 얻는 건 그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 치밀한 해석과 섬세한 연기에 힘입은 바 크다. 그의 연기 한우물이 이렇게 빛을 보고야 말았다.


연기 한우물이 탄생시킨 극적 반전의 주인공으로 이유리를 빼놓을 수 없다. MBC '왔다 장보리'에서 악녀 연민정 역을 맡아 열연한 이유리는 주인공의 존재감과 인기를 넘어서는 악역으로 안방극장을 호령했다. 단아한 막내며느리 캐릭터로도 인기를 독차지했던 그가 지난해 수애의 주다해, '아내의 유혹' 신애리를 뺨치고 남을 표독스런 악녀에 등극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부단한 연기 담금질과 무서운 몰입력 덕분이다. 2001년 '학교'로 이후 십 수년을 오로지 연기에 매진해 온 그녀는 데뷔 후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이다. 심지어 그녀는 주인공도 아닌 악녀 최초로 MBC 연기대상을 거머쥘지 모르는 유력 후보다.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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