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없던 SK, 정의윤과 세든이 살린 2015시즌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10.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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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세든, 김용희 감독, 정의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부상으로 한 해 농사를 그르칠 뻔했다. 하지만 발 빠른 트레이드와 외국인교체로 대응하며 빈틈을 완벽히 메웠다. 7월부터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과 세든의 맹활약이 없었다면 극적인 5강도 없었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4일 정규리그 5위를 확정지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으나 고전을 거듭했다. 각각 86억과 56억을 주고 눌러앉힌 최정과 김강민이 부상으로 시름했다. 에이스 밴와트는 타구에 맞는 불의의 사고로 팀을 떠났다. 투, 타의 기둥이 흔들리며 SK 또한 표류했으나 대체자들이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정의윤과 세든의 쌍두마차를 앞세워 9월 대반격을 일궈냈다.

SK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최정은 올 시즌 내내 잔부상에 고생하며 8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타율 2할9푼5리, 17홈런 58타점으로 기량은 여전했으나 결장이 잦았다. 풀타임으로 단순 환산했을 때 30홈런, 103타점에 달하는 기록으로 SK는 홈런 13개와 타점 45점을 잃은 셈이었다. 김강민 또한 96경기서 타율 2할4푼6리 4홈런에 그쳤다. 외국인타자 브라운은 홈런을 28개나 때렸지만 득점권에서 극도로 부진한 모습을 노출하며 1번 타순에 배치되기까지 했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타자들이 부진하니 팀 공격력 역시 바닥을 맴돌았다. 팀 타율 2할7푼2리, 전체 7위로 마감했지만 9월의 막판 스퍼트 덕분이었다. 7~8월만 하더라도 LG, KIA 등과 최하위를 다투던 수준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정의윤의 가세로 시작됐다. SK는 7월 24일 LG와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임훈, 투수 진해수, 여건욱을 내주고 외야수 정의윤과 투수 신재웅, 신동훈을 받았다. 당초 우타 대타 카드로 정의윤을 점찍었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4번 타자 자리를 꿰차며 맹활약했고 SK 타선에도 엄청난 긍정 에너지를 불러일으켰다.

정의윤은 이적 이후에만 14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은 2005년 8개, 최다 타점은 2013년 47점이었다. SK로 옮긴 뒤 59경기 만에 시즌기록을 갈아 치운 것이다. 9월에는 타율 4할2푼2리 홈런 9개 23타점으로 생애 첫 월간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SK는 이에 힘입어 9월 팀 홈런 39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김용희 SK 감독 역시 "정의윤 효과가 크다. 시너지가 분명히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었다.

마운드에서는 세든의 반전이 가장 큰 힘이 됐다. 밴와트의 대체 용병으로 세든을 선택했을 때만 하더라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2013년 다승왕 출신이지만 일본에서 실패했고 대만 리그에까지 건너갈 만큼 구위가 하락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컸다. 실제로 세든은 복귀 후 처음 5경기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11.78을 기록할 만큼 전혀 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뒤 2013년의 위엄을 되찾았다. 세든은 8월 7일 삼성전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고 2군행을 통보 받았다. 2군에서 조웅천 코치의 도움을 받아 문제점을 보완했다. 2013년 시절의 영상을 돌려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복귀한 18일부터 반격은 시작됐다. 복귀 후 9경기서 6승 2패 55 2/3이닝 17실점 평균자책점 2.75로 180도 달라졌다. 9월 9일 롯데전부터 30일 LG전까지 5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후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포스트시즌에서 만회하겠다. 임전무퇴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SK는 오는 7일 목동에서 넥센과 와일드카드전을 펼친다. 포스트시즌에는 최정도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중반 흔들렸지만 뒤늦게나마 균형을 갖추고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한 SK의 2015시즌은 어디까지일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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