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빈 코치가 돌아본 '서상우 다지기' 비하인드 스토리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6.03.05 06:30
  • 글자크기조절
image
LG 서상우(왼쪽), 서용빈 코치. /사진=LG트윈스 제공





서상우(27)는 지난 시즌 LG 트윈스의 최고 히트상품이다. 2군 무대를 평정하고 올라와 1군에서도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초반에는 좌완 선발이 나올 경우 번번이 라인업에서 제외되곤 했었다. 당시 양상문 LG 감독은 "다지고 가기 위해"라고 설명한 바 있었는데 내막을 알 리 없는 팬들의 시선은 고울 리 없었다. LG 관련 기사에는 왜 타격감이 좋은 유망주를 빼느냐는 내용의 악성 댓글이 수두룩했다. 사실 '다지기'는 LG 서용빈 타격코치의 작품이었다.


유신고 건국대를 졸업한 서상우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 9라운드 전체 80순위로 LG 지명을 받았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2013년 상무에 입대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2015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일취월장한 타격실력을 뽐냈다. 6월 14일까지 타율 3할7푼을 기록하는 등 방망이는 최고였는데 수비가 애매해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포수 출신으로, 외야로 전향했으나 1군에서 뛸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그즈음 극심한 공격력 갈증에 시달렸다. 때마침 외국인 타자 한나한이 웨이버공시 되면서 1군 엔트리에 한 자리가 비었다. 서상우는 그때 1군에 등록됐고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폭발시키면서 성공신화를 쓰기 시작했다. 8월 7일 한화전은 그 중 백미로 4타수 4안타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다음날 돌연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상대가 두산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라는 이유에서였다.

▲ 비판 여론 일일이 신경 쓰면 일 못하죠.


서 코치는 "2군에서 4할을 쳐도 1군에서 바로 잘하기는 힘들다. 서상우가 높은 타율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관리를 해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감이 좋은 어린 타자가 있다고 치자. 그런데 오늘 류현진을 상대로 4타수 무안타를 쳤다. '아직 부족한가?' 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날 김광현을 만나 또 4타수 무안타를 치고 병살타를 쳤다. 그러면 그 선수는 도로 2군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상우의 경우는 마음이 여려서 내가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다. 관리 좀 하면서 가겠다고. 그게 아마 한화전 4타수 4안타 친 다음 날이었다. 상대 투수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장원준) 바로 빠졌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면 꾸준히 내보내자고 했다. 기술적으로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정신력이 흔들리면 성공할 수 없다. 비판 여론 의식하면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돌아봤다.

image
LG 서상우. /사진=LG트윈스 제공





▲ 올리고 싶었는데 명분이 없더라.

"(서상우를)정말 올리고 싶었는데 수비가 안 되니까 명분이 없었다. 그래서 언더핸드 공은 1등으로 잘친다며 그간의 히스토리들을 감독님께 설명했다. 넥센에 좋은 언더핸드 투수가 많으니 하루 만에 말소시키더라도 한 번 기회를 줘 보자고 건의했다. 그런데 김대우를 상대로 홈런을 뻥 쳤다. 감독님께 '내일 한현희가 선발이니 한 번 더 가시죠'라 말씀드렸다. 그래서 선발로 출전했고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또 때렸다. 그렇게 조금씩 나가다가 한화전에 4안타를 치고 서상우라는 선수가 부각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서상우가 1군에 등록된 건 한나한이 방출된 다음 날인 6월 16일이었다. 6월 19일 넥센전 6회초에 대주자로 투입됐고 1-1로 맞선 8회초에 첫 타석을 맞이해 결승 투런포를 터뜨렸다. 이후 서상우는 한 차례 2군에 다녀온 뒤 1군에서 58경기를 소화하며 타율 3할4푼, OPS 8할8푼9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첫 풀타임을 맞이할 이번 시즌, 서용빈 코치 손에 다져지기까지 한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