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수업' LG 임정우가 전한 kt전 6실점의 교훈

인천=한동훈 기자 /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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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정우. /사진=LG트윈스 제공<br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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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정우. /사진=LG트윈스 제공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흥분한 게 안 좋았어요."


LG 트윈스 임정우(25)는 '마무리 투수' 수업 중이다. 정찬헌과 함께 올 시즌 LG의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오키나와 연습 경기 때부터 완벽한 투구를 이어오던 그가 막내에게 뜨거운 맛을 봤다. 하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며 그날의 대실패는 좋은 수업이었음을 증명했다.

임정우는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필승 계투조에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구위를 뽐내며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봉중근이 선발로 보직을 변경하면서 빈자리를 고민하던 코칭스태프는 임정우와 정찬헌을 후보로 정했다. 멘탈과 구위에서는 정찬헌, 구종과 내구성에서는 임정우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반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쌓은 임정우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확실히 두각을 드러냈다. 5경기서 5⅓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76을 기록했고 9일부터 나선 시범경기에서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9일 KIA전 1이닝 무실점 세이브, 11일 NC전 1이닝 무실점 세이브, 15일 한화전 ⅔이닝 무실점, 17일 kt전 1이닝 무실점이었다. 연습경기까지 포함해 9경기 9이닝 1실점으로 빈틈이 없었다.


그러나 18일, 다시 kt를 상대로 와르르 무너졌다. 7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는 고작 1개밖에 잡지 못했고 홈런 1개 포함 5피안타 6실점(4자책)으로 무너졌다. 한계에 부딪힌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20일, SK를 상대로 1이닝을 다시 퍼펙트로 막아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양상문 감독 역시 "그날 임정우의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맞는 공을 다 봤지만 제구가 잘 됐었다. 오히려 kt 타자들이 잘 친 거다. 그런 날도 있는 법"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20일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임정우도 당시 상황을 웃으며 돌아봤다.

임정우는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당시 원정이 워낙 길다보니 몸이 살짝 무거운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마운드에 올라서 공을 던졌을 때는 괜찮았다. 제구도 잘 되고 다른 것도 다 잘됐다. 공이 좋은 코스로 들어갔는데 타자들이 방망이를 짧게 쥐고 1구 1구 1구에 치니까 다 맞아 나갔다. 그냥 타자들이 잘 친거라 생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많은 도움이 됐다. 시범경기였는데도 화도 나고 기분도 안 좋았다. 이전까지 계속 좋은 투구를 해왔는데 계속 맞으니까 기분이 좋지 않더라. 그래서 흥분했다. 다음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흥분했던 게 안 좋았다. 미리 이런 경험을 해서 좋다고 생각한다. 다행이다"라 전했다.

양 감독도 "차라리 잘됐다. 그런 경험이 없던 선수다. 이런 부담감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야한다"고 말했다.

'마무리' 선배 들로부터도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임정우는 "(봉)중근이형, (우)규민이형에게도 연락이 왔다. 중근이형은 '괜찮다. 지금 그 경험을 해봐야 시즌 때 잘할 수 있다'면서 '난 널 믿는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마무리 경쟁이 부각되는 지금 상황도 큰 부담은 아니다. 임정우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 남은 기간은 특별한 것 없이 지금처럼 준비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하다 보면 정해진 보직에서, 보직에 맞는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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